유럽의 골프 신동 찰리 헐(잉글랜드)이 한국의 또래 선수들에 대한 놀라움을 드러냈다.

모로코 아가디르 르오션 골프장에서 열리고 있는 랄라 메리엄컵에 출전하고 있는 헐은 28일(현지시간) JTBC 골프와의 인터뷰에서 “LPGA 투어가 젊은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더 흥미로워지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리고 재능 있는 한국의 어린 친구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국계 선수들이 6연승을 하고 있다’는 말에 헐은 “정말 모두 한국 선수냐”라며 되물었다. 리디아 고도 한국에서 태어난 교포라고 하니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2013년 솔하임 컵에서 17세의 최연소 대표로 뽑히기도 한 헐은 비슷한 또래인 리디아 고, 김효주, 아리야 주타누간 선수와 라운드를 종종 했다고 한다. 그는 “김효주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김효주는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상금왕인 헐은 올해 LPGA 투어 조건부 시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랭킹이 33위로 높아 메이저 대회에 초청된다. 이번 주도 랄라 메리엄컵보다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전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대비해 경기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헐은 “이 대회 끝나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간다. 지난해 첫 메이저 대회에서 7위를 했는데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 본인의 메이저 최고 성적이다. ANA 인스피레이션 이후 헐은 하와이에서 열리는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지난해 랄라 메리엄컵 디펜딩 챔피언 헐은 2연패 도전이 사실상 좌절됐다. 이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를 엮으며 4타를 줄였지만 중간합계 1언더파 공동 28위에 머물러 있다. 3라운드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했지만 1, 2라운드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헐은 “즐기기 위해서 여기 왔고 2연패를 하면 좋겠지만 ANA 인스피레이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그는 “올 시즌 특별한 목표를 가지는 것보다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계 선수의 LET 4연승 행진은 이번 대회에서 멈추게 됐다. 노세라 글라디(프랑스)가 12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계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하고 있는 호주교포 스테파니 나는 2오버파 공동 46위에 머물고 있다.

아가디르=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