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상' 권명호, "첫 우승하면 기절할 듯"

김두용입력 : 2016-12-23 / 수정 : 2016-12-23 오전 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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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호는 항상 우승 발목을 잡았던 드라이버와 2017년에는 더 친해지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2016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대상 시상 부문에 ‘재기상’은 아쉽게 없었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는 모습. 이런 선수들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다시 뛰는 KPGA’라는 오랜 슬로건과 맞닿아 있고, 투어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중 챌린지 투어(2부)를 거쳐 다시 1부 투어의 우승권에 근접한 베테랑들의 희망가를 주목했다. 올해 KPGA선수권 3위를 차지한 ‘미완의 대기’ 권명호(32)가 강력한 재기상 후보다.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치며 유망주로 각광 받았던 권명호.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로 전향을 선언한 그는 2년간 시드를 확보하지 못하고 고전하다 2009년에는 상금순위 12위에 오를 정도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그는 2008년과 2009년 각각 1번의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준수한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2011년부터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상금순위 72위로 투어 시드를 잃었다. 그해 퀄리파잉(Q)스쿨에서도 낙방하면서 결국 2013년 1월 군입대를 선택했다.

제대 후 다시 코리안투어 Q스쿨의 문을 두드렸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챌린지 투어에서 새 출발을 한 권명호는 어린 후배들과 경쟁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다. 그는 “할 줄 아는 게 골프 밖에 없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그는 Q스쿨을 통해 2016년 KPGA 코리안투어 시드를 밟았고, 올 시즌 KPGA선수권 3위를 포함해 톱5 2번을 기록하며 상금순위 36위에 오르며 부활을 노래했다.

‘지옥의 문’으로 불리는 Q스쿨을 피한 권명호는 “다시는 Q스쿨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 시드를 유지한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시드 유지는 1부 투어로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권명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과도 같았다.

2001년 프로에 입문한 권명호는 아직 우승이 없다. 1, 2부 어떤 무대에서든 우승 경험은 중요하다. 권명호는 챌린지 투어에서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그렇다보니 우승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하다. 그는 “챔피언 퍼트를 넣고 우승이 결정된다면 아마 기절할지도 모르겠다. 구급차에 실려가 우승자가 없는 초유의 시상식이 될 수도 있다”며 즐거운 상상을 했다.

우승을 하지 못한 부분에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우승에 대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중요한 순간에 드라이버 실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위해선 드라이버와 더 친해져야 한다는 진단. 권명호는 드라이브샷 실수로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는 “2009년 몽베르 오픈 때가 가장 아쉽다.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했고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에서 당겨 쳐서 OB가 났다”고 안타까움을 곱씹었다. 더블 보기를 범한 권명호는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권명호는 “파5 홀에서 OB를 2개를 쳐 섹스튜플 보기(기준타수보다 6타 많은 타수)를 기록한 적도 있다”며 탄식했다. 그래서 권명호는 올해 3번 우드로 티샷을 많이 했다. 그래서 평균 드라이브샷이 278.14야드에 머물렀다. 권명호는 “3번 우드로도 270야드 이상이 나가는 것 같다. 드라이버 샷과 큰 차이가 없다”며 “위험성이 높은 드라이버 샷은 피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권명호는 KPGA 코리안투어에서 왕좌에 앉는 꿈을 꾸고 있다.

어느덧 내년이면 33세가 되는 권명호는 골프철학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잘 하고 싶은 것’들을 좇았다면 이제는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극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가다듬으면 경쟁력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복귀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변화를 보고 느낀 점도 많다. 권명호는 “2000년 미국에서 우즈의 스윙을 직접 봤을 때는 정말 놀라웠다. 땅이 울릴 정도로 다이내믹한 스윙을 구사했다”며 “2015년 파머스 인슈어런스 대회에서도 우즈를 봤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나올 때부터 아파보였다. 하지만 복귀전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우즈는 달라졌다. 예전 같은 강력한 스윙은 아니었지만 정말 편해 보였다. 주니어 시절 때 우즈의 부드러운 스윙을 보는 것 같았다”라고 분석했다.

자신보다 더 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피지컬 트레이닝에 힘썼던 우즈는 결국 몸이 버티지 못하고 탈이 났다. 권명호도 어렸을 때부터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찍어 치는 스윙’을 했다. 몸에 무리가 가는 스윙이다. 클럽 페이스 그루브의 규정 변화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권명호는 더 이상 때리는 스윙을 하지 않는다. 이젠 이상적인 스윙을 좇기보단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쇼트게임 능력이 향상된 권명호는 프로 데뷔 후 평균 타수가 71.82타로 가장 낮았다. 스윙을 세밀하게 가다듬는다면 충분히 우승권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전망이다. 권명호는 대회 사흘 중 최종 라운드 평균 타수가 70타로 가장 좋다. 부담감이 심한 최종일 집중력이 향상된 모습이다.

권명호는 1월 중순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는 “우승을 한 번만 하면 정말 잘 풀릴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군 복무를 제외하더라도 내년이면 벌써 프로 15년 차를 맞게 되는 권명호. 매년 떠나는 전지훈련이지만 이번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남다르다.

2017년에는 골프 미생들이 ‘완생’으로 거듭나는 희망 스토리가 가득하길 기대해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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