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도 반짝스타가 아니라 꾸준히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남자골프의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인 이수민은 올해 유러피언투어 2년째를 맞고 있다. 올 시즌 목표를 도약을 위한 '초석 다지기'로 잡았다. 지난 시즌에 유러피언투어 첫 승을 올렸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이수민은 지난해 우승과 준우승 각 1회를 포함해 톱10 3회를 기록했다. 25개 대회에서 10번 컷 탈락했고, 평균 순위가 72.54위에 머물렀다. 분명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짝했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여서 올 시즌에는 우승보다는 일관성 있는 플레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수민은 지난해 중반까지 신인왕 레이스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금이 큰 막판 레이스에서 주춤해 신인왕 타이틀을 놓쳤다. 상금순위 43위로 마감했고, 세계랭킹도 165위까지 떨어졌다. 이수민은 5일 JTBC골프와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말미에 너무 좋지 않아서 자신에게 실망했다”며 “올 시즌 유러피언투어에서 1승을 더하고 싶지만 꾸준히 잘 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민은 새해 정초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그는 “아이언 샷을 더 보완해서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대회별로 아이언 샷의 편차가 심해 그린 적중률이 65.94%(124위)에 머물렀다.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게임도 보완해야할 숙제다. 그는 “첫 해에 배운 부분들이 많았다. 유럽 투어는 훌륭한 선수들이 많고, 다양한 코스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적응 시간도 더 필요해 보인다. 이수민은 “투어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샷 탄도를 낮추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 코스 적응을 위해 태국에서도 길고 바람이 많은 코스를 택해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캐디도 바꿨다. 유러피언투어 경험이 풍부한 제임스 넬슨(잉글랜드)이 이수민의 백을 메게 됐다. 루키 때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자신의 계획대로 투어를 헤쳐 나가기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춰나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수민은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우승을 했던 선전 인터내셔널도 그렇고 볼보 차이나나 메이뱅크 대회 코스도 저랑 잘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5의 메이저로 꼽히는 BMW PGA챔피언십도 우승 도전을 노려볼 수 있는 코스라고 했다. 유럽 대륙에서 열리는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야만 투어의 톱랭커로 우뚝 설 수 있다.

이수민은 지난 12월 홍콩오픈에서 2016-2017 시즌 첫 대회를 소화했다. 성적은 29위였다. 그는 “초반에 좋은 성적을 내서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유럽 투어의 포인트가 크기 때문에 껑충 뛰어 오르는 것보다 꾸준하게 성적을 내서 서서히 목표에 도달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수민은 3주간 전지훈련를 소화한 뒤 19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