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김승현,이천수의 유쾌,상쾌,통쾌 골프 토크

입력 : 2017-04-15 / 수정 : 2017-04-21 오전 2:13:00신봉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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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접은 3인방이 야구공, 농구공, 축구공 대신 골프 클럽을 쥐고 한 무대에 섰다. 자신의 주 종목은 아니었지만 골프 장비를 장착한 태극 전사들의 포스는 여전히 남달랐다.[사진 이재준]

세 남자가 모이자 일단 시끌벅적했다. ‘방송인’들이라 목소리부터 귀에 쏙쏙 들어왔다. 화두는 단연 골프였다. “요즘 공은 자주 치냐”, “어디 브랜드 제품이 좋더라”, “라운드 언제 한 번 할까”라는 말들이 오갔다. 프로 세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이력 때문인지 마음만은 이미 프로 골퍼였다.

셋은 JTBC골프에서 지난해 방영된 스포츠 스타들의 골프 대결 이벤트 <레전드 빅매치>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이날 촬영을 위해 다시 한 번 뭉쳤다. 골프라는 주제로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최장타자’ 김선우, ‘퍼트 귀신’ 김승현, ‘어프로치 신동’ 이천수라는 별명을 서로 붙이면서 쿵짝이 잘 맞았다.

김승현과 이천수는 현역 시절부터 친했다. 아이러니하게 각종 스캔들과 악동 이미지라는 공통분모로 가까워졌다. 김선우는 지난해 1박 2일간의 이벤트 매치를 치르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단체 카톡방을 만들고 재미있는 입담을 털어놓은 막내 이천수 덕분에 친밀도가 올라갔다고 한다. 김선우와 이천수는 고려대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학연, 지연 등으로 얽히고설켜 있지만 사실 이들은 골프연으로 대동단결됐다. 사람 냄새와 골프 열정으로 후끈거렸던 3인방의 유쾌한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김선우, 150km 강속구 어깨로 340야드 티샷

‘남자는 비거리’라는 광고 문구처럼 사나이들의 세계에서 파워를 의미하는 장타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단골 소재다. 선수 출신인 김선우와 김승현, 이천수는 체력과 파워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럽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장타 이야기가 나오자 맏형 김선우의 어깨가 으쓱해졌다. 기자가 봐도 현역 시절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렸던 ‘파이어 볼러’ 김선우가 가장 장타를 날릴 것이란 사실은 자명해보였다.
김선우는 340야드까지 드라이브 티샷을 날려 봤다고 했다. 한때는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300야드였단다. 그러나 이천수는 믿지 못한다는 눈치를 보내며 깐족거렸다.

Q : 김선우 선수는 방송에서 어마어마한 장타자처럼 보였는데 실제 스윙 스피드가 얼마나 되나요?

김선우(이하 선우) : 스윙 스피드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요. 아마 100마일(161km)은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방송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오니까 너무 떨려서 장타고 뭐고 모르겠더라고요. 야구를 했을 때의 떨림하고는 확연히 달랐어요. 제가 방송 화면에 잡힐 때 미스샷을 굉장히 많이 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이천수(이하 천수) : 그것도 실력이죠. 하하하.
선우 : 천수는 저한테 그럴 말할 처지가 아니죠. 천수는 제쳐 두고 솔직히 승현이는 이제 저보다는 잘 치는 것 같아요.
천수 : 형님 말씀은 그러니까 졸아서 못 했다는 거 아니에요?
선우 : 사실 졸았어요.
천수 : 카메라에 졸았다고요?
선우 : (천수 손을 잡으며)카메라 앞에서는 우리 둘이 친해야 해. 천수야.

Q : 최장타 기록은 어떻게 되나요?

선우 : 장타는 300m를 넘기는데….
천수 : 오, 진짜?
선우 : 안 믿는 거야?
천수 : 260~270야드 나가는 건 제가 봤으니까 믿어요. 그런데 300야드 보낸다는 건 인정 못하겠어요. 승현이 형은 얼마 전에 300야드 쳤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선우 : 그날은 졸아서 그런 거 맞아. 그럼, 승현이는 믿는 거야?
천수 :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둘 다 못 믿겠다는 거예요. (박)찬호 형은 300야드 날리는 거 직접 눈으로 봐서 인정을 해요. 하지만 아무리 형들이 잘 친데도 300야드는 인정 못하겠어요.
선우 : 국내 코스에 OB가 많잖아요. 시즌 내내 한 달에 1~2번 치는 편인데 못 치면 너무 아까워요. 사실 OB 티에서 네 번째 샷을 해야 되는데 그러다 보니 스윙이 점점 짧아지면서 어느 사이엔가 하프스윙처럼 바뀌는 거예요.
김승현(이하 승현) : 야구 선수들은 한 달에 1~2번은 칠 수 있는데 농구는 시즌 때는 아예 채를 못 잡아요.
천수 : 그런데 농구는 시즌이 없을 때도 길잖아요.
승현 : 우리는 2~3개월 쉬고 다시 훈련하니까. 비시즌 때 바짝 치는 거지.
천수 : 축구는 겨울에만 딱 한 달 쉬는데 골프를 하는 게 제일 불편하죠. 겨울에는 추워서 잘 안 나간다고 하니까. 또 한 달 동안 뭘 하기도 좀 힘들고요. 그리고 축구는 매일 운동이 있으니까 골프를 하기에는 불편한 스포츠죠.



이천수, 김승현에게 “구멍 넣는 기술 부러워”

3명 중 골프 실력이 가장 빼어난 김승현은 ‘농구계의 박인비’라 할 정도로 퍼트를 잘한다. 김승현은 현역 시절 ‘매직 핸드’로 불렸다. 신인 최초로 프로 농구 정규 리그 MVP에 오를 정도로 남다른 센스로 코트를 점령했다. 감각이 탁월했던 김승현은 ‘골프의 진리’를 남들보다 일찍 깨달은 듯했다.
김승현은 장타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일찌감치 ‘퍼트는 돈’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퍼트 연마에 집중했다. 그래서 모든 선수들이 부러워하는 퍼트감을 자랑한다. 초보자 이천수는 “김선우의 장타보다 김승현의 퍼트 실력이 더 탐난다”고 했다. 농구든 골프든 공을 구멍에 넣는 감각은 일맥상통하는 듯했다.

Q: 쇼트 게임이 가장 좋은 사람은.

선우 : 승현이는 감각이 남다른 것 같아요. 공을 손으로 만지기 때문에 감각이 좋은 것 같아요.
천수 : (능청스럽게)여자를 좋아해서 그런 거 아닌가요?
선우 : 그건 너고.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괜찮니.(이천수는 지난해 12월 혼인신고 4년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승현 : 농구하고 골프가 구멍에 넣어야 하는 스포츠잖아요.
선우 : 잠깐요. 컷, 컷!
승현 : (공을 어루만지는 듯한 손동작을 하고선)제가 너무 심했어요? 하하. 농구와 골프는 구멍에 넣는 원리가 똑같은 것 같아요. 큰 공은 림에 넣고, 작은 공은 홀컵에 넣는 거니까.
천수 : 그렇죠. 스포츠니까.

Q : 골프 구력과 실력은 나이순인가요?

선우 : 저는 10년이 넘었어요.
승현 : 전 8년 정도.
천수 : 저는 1년이라고 말하기도 좀 창피하네요. 김선우 1등, 김승현 2등, 이천수 3등 그러고 보니 구력은 나이순이네요.
선우 : 그래도 나이가 실력은 아니니까. 골프는 기 싸움도 필요하고 쇼트 게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승현 : 솔직히 아직까지는 제가 실력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천수는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치고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요.
천수 : <레전드 빅매치>에서는 형들에게 정말 철저하게 무시를 당했는데 다음 대회 때는 형들이 무시하지 못하는 위치까지 올라갈 거예요.
선우 : 사실 드라이버나 아이언이나 멀리 치는 건 제가 다 해봤어요. 멀리 쳐 봤기 때문에 정교하게 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못 보여줬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승현이랑 천수랑 필드에 나가서 정말 세게 한번 강하게 붙어보고 싶어요. 그때 한 수 가르쳐주고 싶고요. 하하.
승현 : 골프는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그냥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자신한테는 지고 싶지 않아요. 올해는 ‘성지’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 가서 라운드를 할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양)희승이 기피 동반자 1호가 된 사연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모든 스포츠 종목에는 기 싸움이 존재한다. 승부는 단순히 기량만으로 승패가 가려지는 게 아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리할 수 있다.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구찌’ 같은 말마저도 이겨내야만 승자가 될 수 있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있듯이 골프에서는 ‘구찌도 실력’이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내기 골프를 할 때는 더 민감해진다. 승부욕이 넘치는 선수 출신들만큼 이들은 내기 골프를 즐기는 편이라고 했다. 김승현은 상상 이상 금액의 내기 골프도 쳐봤다고 털어놓았다. 최고의 자리에 서봤던 이들은 심장의 쫄깃쫄깃함을 즐긴다고 했다. 야구의 9회말 투아웃 만루, 농구의 5초 남기고 1점 차 승부, 축구의 승부차기라는 숨 막히는 긴장감을 이겨냈던 국가대표들다웠다.

Q : 각자 핸디캡이 있을 텐데 당연히 핸디캡을 주고 플레이하시죠?

천수 : 원래 그렇게 해야 되는데요. 개인적으로 제 핸디캡을 잘 모르니까. 알아서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선우 : 내가 잘 안 줬다고. 그걸 저렇게 말하는 거야. 아무튼 내가 나쁜 놈인가?
천수 : 전 잘 모르니까. 형들이 알아서 ‘너는 몇 개 치니’ 하면 ‘저는 100개 칩니다’고 답했어요. 그럼 형들은 70, 80대 치니까 정리해서 핸디캡을 줘야 하는데 쓱 넘어 가더라고요.
승현 : 원래 핸디캡은 받는 게 아니야. 난 프로한테도 핸디캡 안 받아.
선우 : 그래 승현아, 넌 진짜 마인드가 좋다. 천수처럼 지질한 애가 되면 안 돼. 지질하게 핸디캡을 받으려고 그래.
승현 : 돈 잃어가면서 골프 배우는 거야.
천수 : 저도 그렇게 배우고 있는데 정확히 말씀드리면 워낙 차이가 많이 나니까 말하는 거예요.
선우 : 지갑 좀 줘보세요. 얼마가 필요한 거야?
천수 : 질문을 하기에 얘기하는 거예요. 근데 만약 준다고 하면 최고 몇 개 주는 거예요?
승현 : 한 15개 정도?
선우 : 파 3홀은 빼야 돼. 14개.
천수 : 네. 제가 파 3홀은 자신 있으니까.

Q: 골프를 하다 보면 친해지기도 하지만 ‘두 번 다시 상종 말아야지’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승현 : 빨리 얘기해. 누구야?
천수 : 양희승 씨라고.
선우 : (능청스럽게)왜 그랬어. 하하.
천수 : 얼마 전에 같이 쳤는데요.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선우 : 희승이 형 매너가 안 좋았어?
천수 : 골프를 하는데 확 피곤하더라고요. 퍼터를 하는데 막 ‘넣겠어’라고 말하고 계속 건드렸거든요.
선우 : 아, 그거. 나도 그랬잖아.
천수 : 근데 실제로 골프를 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희승이 형을 평소 존경하지만 골프장에서는 좀 안 보고 싶더라고요.
승현 : 결론은 이제 매너 안 좋은 사람하고는 골프 치고 싶지 않다는 얘기잖아?
천수 : 전 매너가 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골프를 배웠지만 골프 매너부터 알아야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농구 선수 출신 양희승이 ‘의문의 1패’를 안은 채 3인의 유쾌한 골프 토크가 마무리됐다. 형들은 막내 이천수에게 매너부터 배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골프 입문이 늦었던 이천수는 남들이 샷을 할 때 얘기를 할 정도로 룰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김승현이 ‘입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다’라는 것을 주입시키며 막내를 어르고 달랬다. 형들의 도움 덕분에 이천수도 이제 신사 스포츠인 골프의 묘미를 알아가고 있는 듯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위 기사는 월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JTBC골프매거진은 골프의 정통성은 유지하되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가미된 신개념 골프 잡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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