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US오픈 2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김시우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기록, 중간 합계 5언더파로 공동 선두 폴 케이시, 토미 플리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등에 2타 차 공동 8위에 올랐다.

2라운드 오전부터 바람이 강하게 불어 닥쳤다. 최대 시속 25km. 1라운드 오후와 비슷한 조건 아래 경기가 치러졌다.

1라운드 오후 조로 경기한 김시우는 이틀 연속 바람을 맞았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김시우는 12번 홀(파4)에서 3퍼트로 첫 보기를 했다. 2.5m 거리였지만 내리막이 심한 탓에 홀에 들어가지 않은 공은 2m나 더 굴러내려갔다.

그러나 첫 보기 이후엔 전날과 같은 샷감이 살아났다. 18번 홀까지 버디 3개를 추가해 전반에만 2언더파. 후반 첫 홀인 1번 홀(파5)에서는 드라이버를 두 번 잡고 투 온을 시켰다. 5m짜리 이글 퍼트가 홀에 살짝 못 미쳐 실패했지만 가볍게 1타를 줄였다.

2번 홀(파4)에서 1.5m 버디를 아쉽게 놓쳐 파를 한 김시우는 이후 8번 홀까지 파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다 마지막 홀인 9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보기가 나왔다. 마지막 홀 보기가 아쉽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코스 상태를 감안하면 아쉬울 것이 많지 않은 라운드다. 김시우는 "첫 날도, 둘째 날도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샷이 안정돼 편안하게 쳤다. 퍼트감도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시우는 지난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허리 부상으로 몇 주간 고전했다. 바로 다음 출전한 딘&댈루카 인비테이셔널에서 컷 탈락했고,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기권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주일 휴식을 택한 것이 분위기 전환에 도움이 됐다. 김시우는 "허리 통증 때문에 플레이에 집중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한 주 쉬면서 좋아졌다"며 "일차 목표인 컷 통과를 이룬 만큼 주말 경기에서 선두권에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 하루 전 내린 뒤로 부드러웠던 코스는 이날 바짝 말라붙었다. 태양이 뜨거워질수록 그린은 단단해졌고 그린 위에 공을 세우기 힘들어졌다. 1라운드 4언더파를 쳤지만 2라운드 4오버파로 8타를 더 친 재미동포 케빈 나는 "그린 위 플레이가 정말 어려웠다. 이제 진짜 US오픈이 시작된 것 같다"고 했다.

전날 44명의 언더파를 냈지만 2라운드에서는 전반적인 스코어가 좋지 않아졌다. 1라운드 기준으로 컷 통과는 이븐파였지만, 1오버파에서 컷 탈락이 결정됐다.

1라운드에서 37년 만에 US오픈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을 냈던 리키 파울러(미국)는 1타를 잃고 6언더파 공동 5위로 밀려났다.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2라운드에서 전날의 파울러 같은 경기를 했다. 이날만 7언더파를 몰아치며 5언더파 공동 8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랭킹 1~3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4오버파,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5오버파, 3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10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민휘가 1언더파 공동 33위로 김시우의 뒤를 이었다. 1라운드 1언더파였던 안병훈은 이날 4타를 잃고 3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왕정훈도 5오버파로 로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

JTBC골프가 대회 3라운드를 18일 오전 2시부터 생중계한다.

에린=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