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골퍼’들이 뜨거운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동하와 장이근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필드의 모델’들이다. 180cm 넘는 신장에 탄탄한 몸매는 기본이고, 배우 뺨칠 정도로 준수한 외모를 지녔다. 게다가 300야드 이상의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뽐내 갤러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스타성을 겸비한 이들은 빼어난 경기력으로 필드를 접수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24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 골프장에서 KPGA 코리안투어 제60회 KPGA선수권 3라운드. 장이근과 이동하는 마지막 조에서 샷 대결을 펼쳤다. 187cm의 이동하는 이글 2개를 비롯해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3타를 줄여 17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선두로 출발했던 장이근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여 16언더파 공동 2위다.

2003년 프로로 데뷔한 이동하는 생애 첫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이동하는 올 시즌 톱10 2회를 비롯해 매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동하는 2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3번 홀(파5)에서 3m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6번 홀에서 8번 홀까지 3연속 보기를 범해 주춤했다.

챔피언 조 선수들은 중반까지 소강 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중반 이후 이동하와 장이근, 박은신의 샷 대결에 불이 붙었다. 이동하는 13번 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14번 홀에서 샷 이글을 기록하며 치고 나갔다. 112m 남은 거리에서 52도 웨지로 친 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를 탄 이동하는 다음 파5 홀에서도 가볍게 버디를 추가해 18언더파로 달아났다. 17번 홀에서 보기를 적은 이동하는 1타 차 선두로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이동하는 "집게 그립으로 바꾸면서 퍼트가 좋아졌다. 최종일 끊어갈 땐 끊어가더라도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이근은 한국오픈과 KPGA선수권대회 동시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노린다. 지난 1971년 한장상 KPGA 고문 이후 46년 동안 두 대회를 동시에 우승한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한국오픈 우승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장이근은 대기록을 넘보고 있다. 이날도 샷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지만 퍼트가 홀 앞에 서거나 살짝살짝 빗나가는 바람에 많은 타수를 줄이진 못했다.

카이도 V1오픈에서 3위를 차지한 박은신도 16언더파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박은신도 다시 한 번 KPGA투어 첫 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신인왕 출신인 ‘훈남’ 김태우도 7타를 줄여 14언더파 6위로 뛰어 올랐다. 역전 우승을 충분히 겨냥할 수 있는 위치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25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양산=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