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강경남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강경남은 16일 경남 사천의 서경타니골프장에서 끝난 진주저축은행·카이도남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투어에 데뷔한 강경남은 2013년까지 9승을 거뒀다. 2005년에는 상금랭킹 7위에 올라 신인왕을 차지했고 2006년에는 2승을 거두며 상금왕까지 올랐다. 그해 상금왕은 물론 최저타수상도 강경남의 차지였다.

강경남은 2005년 이후 군 입대 전인 2013년까지 한 시즌(2009년)만 제외하고 상금랭킹 톱 10에 빠짐없이 들었다. 2013년 해피니스 광주은해오픈까지 통산 9승을 거뒀다.

그러나 20대의 넘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해 ‘악동’ 으로 불리기도 했다. 고질적인 목 디스크 탓에 연습량이 많지 않았고, ‘게으른 천재’라고 불리기도 했다.
2013년 시즌을 마친 뒤 입대해 군 생활을 한 그는 지난해에 투어로 돌아왔다. 군 생활과 2년의 공백을 통해 그는 많이 달라졌다.

강경남은 지난 해 말 딸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또 달라졌다. 한 집안의 가장, 한 아이의 아빠가 되면서 그의 플레이는 점점 더 성숙해졌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차 3위에 오른 강경남은 최종일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하면서 6타를 줄였다. 버디 7개를 잡았고 보기는 1개에 그쳤다. 10번 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아 승기를 굳히는가 했던 그는 11번 홀(파4)에서 1m가 안 되는 파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주춤했다. 이후 쉬운 12,13번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으나 추격자들도 버디를 잡지 못하면서 타수 차를 유지했다.

1타 차 선두였던 강경남은 15번 홀(파4)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2.3m 버디를 잡아냈다. 우승 상금은 6000만원. 강경남은 "군 입대 전 10승을 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군 제대 후 열심히 했지만 워낙 잘 치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고 통산 10승을 차지해 어떤 우승보다 의미가 크다"고 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렸던 ‘예비 신랑’ 황재민은 최종일에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15언더파 2위를 차지했다. 약혼녀가 지켜보는 앞에서 우승하려했던 꿈은 물거품이 됐지만 오는 12월 결혼은 앞둔 커플은 프로 데뷔 뒤 최고 성적으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황인춘과 문경준,이정환, 박은신 등이 14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사천=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