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결혼 후 처음으로 디 오픈에 출전한다.

매킬로이는 디 오픈이 열리는 잉글랜드 사우스포트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을 찾았다. 순회지에서 열리는 디 오픈은 9년 만에 로열 버크데일로 돌아왔다. 매킬로이는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리는 디 오픈에 처음으로 출전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연습 라운드를 종종 해왔기 때문에 낯설진 않다.

19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가한 매킬로이는 ‘10년 전과 지금의 야망이 달라진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여전히 배고프다. 지금까지 이뤘던 업적을 다시 한 번 다 시 한 번 계속해서 달성하고 싶다”라고 단칼에 선을 그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구사한 표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혼 후 부진이 이런 질문이 나온 이유 중 하나였다. 지난 4월 유부남이 된 매킬로이는 이후 성적이 신통치 않다. 디 오픈을 대비해 출전했던 아이리시 오픈과 스코티시 오픈에서 연속으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또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도 컷 탈락의 쓴맛을 봤다.

매킬로이에게 ‘슬럼프’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는 “예전에 이보다 더한 슬럼프도 겪었다. 다시 돌아올 자신이 있고 지금이 나로 돌아올 좋은 시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킬로이의 올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WGC HSBC 챔피언스 4위, WGC 멕시코 챔피언십 7위 등으로 좋은 성적을 냈고, 유러피언투어 남아공 오픈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아공 오픈에서 늑골 부상을 당해 리듬이 흐트러졌다. 또 클럽 테스트 등으로 무리를 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결혼 후 성적은 더욱 비참했다.

세계랭킹 4위 매킬로이는 9년 전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디 오픈에 출전하지 못했다. 2007년 아마추어로 출전해 42위를 기록하며 로우 아마추어가 됐지만 이듬해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그래서 로열 버크데일에서 첫 디 오픈 출전이다. 2014년 디 오픈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고 최근 성적도 꽤 좋은 편이다. 2015년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쳐 타이틀 방어조차 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디 오픈에 7번 출전해 우승 1회를 포함해 톱5에 3번 들었고, 컷 탈락은 1번만 기록했다.

최근 드라이버 샷이 흔들리고 있는 매킬로이가 로열 버크데일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여전히 도박사들은 매킬로이의 우승 확률을 20대1로 점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파70 전장 7156야드로 세팅된 로열 버크데일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다. 링크스 코스라 멀리 보내는 것 보다 페어웨이를 지키고 온그린을 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 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탄도 낮은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유리할 수 있다. 그래도 매킬로이는 드라이버를 빼고
대회에 출전하는 필 미켈슨(미국)과는 달리 자신의 최대 장기인 '대포'를 포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매킬로이가 항상 그랬듯이 멀리 정교하게 드라이브샷을 보낼 수 있다면 충분히 이점을 가질 수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퍼터가 더 문제일지도 모른다. 매킬로이는 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 동안 3개의 퍼터를 사용했을 정도로 자신의 마음에 드는 퍼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2번의 연속 컷 탈락 때도 퍼터가 말을 듣지 않아서였다. 매킬로이가 마침내 정착한 에리카 스톨처럼 자신에게 꼭 맞는 ‘애인 퍼터’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킬로이는 20일 오후 10시48분에 더스틴 존슨(미국), 찰 슈워첼(남아공)과 1라운드를 시작한다.

JTBC골프는 대회 1라운드를 오후 2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