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김승혁이 24일 끝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와이어투와이어로 정상에 올랐다. 김승혁은 "생애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었다. 압박감이 심해 선두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좋은 코스 컨디션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지난 6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우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우승이다. 매치플레이 당시 아내 최리씨의 뱃속에 있던 딸아이가 3주 전 태어났다. 김승혁은 "딸이 많은 힘이 됐다. 대회 기간에도 아내가 휴대폰으로 아기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줬다. 긴장도 풀리고 미소도 지었다. 내 식구니까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승혁은 2위 그룹에 8타 앞서며 여유있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차이를 벌렸고, 19언더파로 우승컵을 들었다. 김승혁은 "첫 홀에서 기선제압을 해서 '내가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승혁은 대회 내내 정확한 샷감을 선보였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92.86%였고, 그린 적중률은 73.61%였다. 김승혁은 "특히 아이언 샷은 내가 생각해도 최고였다. 샷이 잘 되지 않아 유재철 프로님과 상의하면서 고친 것이 효과가 있었다. 어려운 핀 위치에서도 잘 붙였다"고 말했다.

김승혁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승 상금 3억원과 국내 첫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정규 대회인 CJ컵과 미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김승혁은 "해외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거리가 나가야 한다. 하지만 당장 거리를 늘릴 수는 없다.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승부한다면 충분히 PGA투어 선수들과 겨룰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있게 대답했다.

한편 3라운드에서 8언더파 코스레코드 타이를 적으며 역전 우승을 노렸던 노승열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9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2개월 뒤 군대에 입대하는 노승열은 "8살 때 골프를 시작한 이후 골프채를 놓아본 적이 없다. 군대를 다녀오면 더 편안하게 투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정신적으로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신봉근 기자 shin.bonggeun@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