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31)이 행운의 생애 첫 우승에 성공했다.

1일 제주 크라운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카이도 Only 제주오픈 with 화청그룹 4라운드가 악천후로 인해 취소됐다. 이로써 3라운드까지의 54홀 경기 결과로 최종 우승자가 결정됐다. 이지훈은 3라운드까지 8언더파 선두를 기록해 행운의 우승컵을 안았다. 올 시즌 이지훈의 최고 성적은 대구경북오픈 공동 12위였다.

최종일 경기가 악천후로 취소됐지만 이지훈은 침착한 플레이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9번 홀까지 모두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8언더파 2타 차 선두를 유지했다. 챔피언 조로 나선 이지훈은 10번 홀 그린에서 경기위원회의 경기 중단 선언으로 플레이를 멈췄다. 강한 비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이지훈은 우승컵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었다.

결혼을 앞둔 이동하는 6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동하도 이날 9번 홀까지 이븐파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동하는 21일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JTBC골프 아나운서 추보라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프로 골퍼와 아나운서의 1호 커플이라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백년가약을 맺게 된다. 인생의 반려자를 드디어 찾은 이동하는 2003년 KPGA투어 입성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처음으로 한 시즌에 톱10 3번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준우승도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날 제주는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링크스 코스처럼 변했다. 선수들은 3~4클럽 이상 더 길게 잡고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오전에도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챔피언 조 선수들은 예정보다 1시간 늦게 출발했다.

이동하는 첫 홀 샷이 숲으로 들어가면서 보기를 적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4번 홀에서 2m 거리의 버디를 낚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5번 홀에서 3m 버디를 성공시킨 이동하는 파5 6번 홀에서 2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8언더파 공동 선두까지 올랐던 이동하는 어려운 7번 홀(파4)에서 흔들렸다. 티샷 미스로 공을 잃어버렸고, 잠정구로 플레이를 해야 했다. 강풍 속에서 네 번째 샷을 했지만 역시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이동하는 더블 보기 퍼트까지 놓치며 5온2퍼트로 순식간에 3타를 잃었다. 앞서 공동 선두를 달리던 최진호도 7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적으며 내려왔다. 이 홀을 파로 잘 막은 이지훈이 8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동하는 9번 홀에서 까다로운 5m 버디를 홀에 떨어뜨리며 우승 가능성을 이어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빗줄기가 점점 강해졌고, 비로 인해 그린에 물이 고이면서 10번 홀 그린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경기위원회와 주최 측은 경기 취소 결정을 내렸다. 제주에는 2일에도 강한 비바람이 예보되기도 해서 경기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3명에게 돌아가는 PGA투어 CJ컵 티켓의 주인공도 결정됐다. 최진호, 이정환, 이형준이 제네시스 포인트 1~3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