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섭이 24년 만에 시즌 개막전과 최종전 동시 우승을 겨냥한다.

‘크롱’ 맹동섭은 3일 여주 솔모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최종전 카이도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였다. 맹동섭은 7언더파로 이형준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8언더파를 기록한 이승택이 선두다.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우승자인 맹동섭은 1993년 박남신 이후 24년 만에 시즌 서막과 대미를 장식하는 주인공에 도전장을 던지게 됐다.

10번 홀에서 출발했던 맹동섭은 전반에 버디 1개를 낚았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보기로 타수를 까먹었다. 파3 1번 홀에서 온그린에 실패한 맹동섭은 2m 파 퍼트를 놓치면서 타수를 잃었다. 하지만 보기 이후 오히려 더 견고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2번 홀 버디로 반등한 뒤 6, 7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맹동섭은 “2라운드까지의 성적은 만족스럽다. 코스가 어렵기 때문에 10언더파 언저리에서 우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13번 홀부터 어려운 홀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라운드마다 2타씩 더 줄인다면 우승권에 있을 것이다. 올 시즌 개막전에 이어 이번 최종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올 한해는 100점이 될 것”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특히 ‘몬스터 홀’이라고 불리는 파4 14번 홀을 잘 넘겨야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다고 해도 2온 공략이 어려운 홀이다. 전장도 473야드로 길다. 오른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인데 티샷을 정말 정교하게 치지 않으면 2온 공략이 어렵다. ‘몬스터’라고 불리는 큰 나무숲을 피할 수 있는 지점이 3~5야드에 불과하다. 그래서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더라도 대부분 ‘몬스터’를 넘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라운드에서 버디가 한 개도 나오지 않았고, 평균 타수 4.76타가 기록될 정도로 난이도가 높았다. 2라운드에서도 버디 2개만 기록됐다.

맹동섭은 이틀 동안 14번 홀에서 보기 1개로 ‘선전’했다. 이날은 버디 같은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기뻐했다. 그는 “티샷이 나무를 맞고 그린까지 300m 가량 남았다. 레이업을 하고 핀까지 80m 남기고 세 번째 샷을 했다. 그리고 6m 파 퍼트를 성공했다”며 “2011년 메리츠 솔모로 오픈 때 3라운드까지 3위였다. 하지만 마지막 날 14번 홀에서 9타(+5)를 쳐서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경험이 있다. 이 홀은 무리한 욕심을 내기보다 보기를 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짜임새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털어놓았다.



이형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역전을 노리고 있는 이형준도 ‘마의 14번 홀’을 넘겨야만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첫 날 10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던 이형준은 이날 3타를 잃으며 주춤했다. 특히 14번 홀에서는 더블 보기를 적었다. 이형준은 레이업을 선택했지만 이 샷이 벙커에 빠지면 고전했고, 결국 4온2퍼트를 기록했다. 이형준은 첫 날에도 이 홀에서 보기를 적은 바 있다. 선두 이승택도 이날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이형준은 “드라이버 샷이 흔들려서 고전했다. 8번 홀에서는 티샷이 거의 OB가 될 뻔했다. 흔들렸던 티샷에 대해 신경을 쓰며 남은 라운드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짙은 안개로 인해 출발 시간이 1시간 지연됐다. 또 새벽부터 비가 내리면서 코스 컨디션도 첫 날과는 달랐다. 선수들은 달라진 그린 스피드에 애를 먹었고, 첫 날보다 대체로 스코어가 좋지 않았다.

대상 포인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진호는 이날 2타를 줄여 1언더파 공동 18위권으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 부문 2위인 이정환은 이틀 연속 이븐파를 기록하며 공동 27위권이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4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