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락현(25)이 중국 투어에서 상금왕을 차지하며 유러피언투어 티켓을 거머쥐었다.

조락현은 지난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끝난 차이나투어(CPGA) 최종전인 KG S&H 시티 아시안 골프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상금왕을 확정 지었다. 이 대회에서 컷 탈락했던 조락현은 가까스로 상금 1위 자리를 지켰다. 상금 2위 브라이든 맥퍼슨(호주)이 보원 샤오(중국)와 연장전에서 패하면서 조락현에게 상금왕이 돌아갔다.

최종 상금 순위에서 조락현은 87만3935.77위안(약 1억4000만원)으로 87만3125.41위안을 획득한 맥퍼슨을 단 810.36위안 차로 따돌렸다. 만약 최종전에서 맥퍼슨이 우승했다면 조락현의 상금왕도 물거품으로 돌아갈 뻔했다. 조락현은 상금왕 특전으로 유러피언투어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했던 최진호와 같은 유러피언투어 16번 카테고리 시드를 받았다. 차이나투어 한국 선수 상금왕은 2012년 왕정훈 이후 5년 만이다.

178cm 신체 조건을 가진 조락현은 국내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다. 경기 안양 출신인 그는 초등학교 시절 ‘골프 유학’을 떠났다. 캐나다를 거쳐 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주니어 시절 그는 캐논컵에 출전해 조던 스피스(미국), 김찬과 함께 서부 지역 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던 유망주다. 2011년 스포츠명문인 오레곤 대학에 진학해 골프팀에서 뛰었다. 미국 주니어 랭킹 8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2014년 프로 전향을 선언했고, 올해까지 4년째 차이나투어에서 활약했다.

2015, 2016년 상금 순위 13위를 기록했던 조락현은 올해 프로 첫 승을 신고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6월 개막전인 세인트 앤드루스 오픈에서 첫 승을 수확했다. 3주 뒤 화이트 마운틴 완다 오픈에서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2017 CPGA에서 유일하게 2승을 거두기도 했다. 줄곧 상금랭킹 1위를 지켰던 조락현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유러피언투어 진출을 확정한 조락현은 “이런 좋은 기회를 준 투어 관계자께 감사하고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겨울 한달 동안 미국에서 철저히 준비하겠다. 루키로서 내년 시즌에는 우선 시드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락현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최진호, 왕정훈과도 친분이 있다. 또 올해 유러피언투어 볼보차이나 오픈에서 24위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락현의 가세로 올해 유러피언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