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안 마스터스는 세계랭킹 포인트가 걸린 마지막 대회다. 그리고 아시안투어 최종전이기 때문에 시드의 향방이 걸린 중요한 경기이기도 하다. 많은 선수들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김기환도 시드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기환은 15일 인도네시아 로얄 자카르타 골프클럽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도네시안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뽑았다. 36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김기환은 중간합계 11언더파 4위에 올랐다. 13언더파 선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는 2타 차에 불과하다.

김기환은 올해 6개 대회(디 오픈 제외)에 출전해 4만5739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상금랭킹 63위다. 상금랭킹 60위까지 2018년 시드를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김기환은 지금 스코어만 유지한다고 해도 가볍게 내년 출전권을 거머쥘 수 있다. 그는 2017 Q스쿨에서 169위로 머물며 떨어졌지만 조건부 시드를 통해 문을 두드렸고,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기환의 퍼트가 잘 떨어지고 있다. 36개홀에서 3퍼트가 1개도 없다. 1, 2라운드에서 각 28개의 퍼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아시안투어에서 김기환은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4개(15위)로 좋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샷감도 좋다. 2라운드까지 그린 적중률 83.3%로 고감도 샷감을 앞세워 견고한 경기를 펼치고 있다. 1라운드에서는 그린을 한 번만 놓칠 정도로 절정의 샷감을 보였다.

김기환은 이날 3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6번과 9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 퍼트가 살짝 흔들렸다. 18번 홀을 제외하고 모두 온그린에 성공했지만 버디를 1개 추가하는데 그쳤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에서 최저타수상을 두 차례나 받았던 김기환은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한국오픈에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쳤다. 연장 접전 끝에 장이근에게 패했다. 또 메이저인 KPGA선수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KPGA투어에서 준우승 2회를 포함해 톱10 4회를 기록하며 상금랭킹 9위라는 호성적을 냈다.

그렇지만 김기환은 우승에 목이 마르다. 프로 데뷔 후 아직까지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아시안투어에서도 우승컵을 수확하지 못했다. 그래서 김기환의 매년 가장 절실한 목표가 ‘첫 승 달성’이다. 김기환이 올해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컵에 입맞춤을 하게 된다면 최고의 시즌이 될 전망이다.

재미동포 김시환이 9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입대 연기를 결심한 송영한은 3타를 줄여 8언더파 11위에 자리했다. 올해 유일한 일본 투어 한국인 우승자인 류현우는 1타를 줄이는데 머물러 5언더파 공동 21위까지 떨어졌다. 19세 유망주 김찬우는 이날 2타를 잃었지만 1언더파로 컷 통과 커트라인 턱걸이에 걸려 있다. 이수민은 15번 홀까지 3타를 잃어 1언더파를 달리고 있다.

15일 일몰로 35명의 선수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16일 오전 잔여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JTBC골프는 대회 3라운드를 16일 오후 2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