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유라시아컵 첫 날 이변을 일으켰다.

강성훈을 앞세운 아시아는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글렌메리 골프클럽에서 열린 유라시아컵 첫 날 포볼 매치 6경기에서 3승1무2패로 3.5-2.5, 1점 차 리드를 잡았다. 첫 날 포볼 매치에서 아시아가 리드를 제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4년과 2016년, 12번의 포볼 매치에서 아시아는 단 1경기만 승리할 정도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객관적인 열세를 뒤집고 파란을 예고했다.

첫 출전인 강성훈의 활약이 단연 빛났다. 강성훈은 품 삭산신(태국)과 짝을 이뤄 네 번째 경기에 나섰다. 상대는 2018 라이더컵 출전 가능성이 높은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알렉산더 레비(프랑스)였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출전 선수 중 9위로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스텐손 조의 우위가 점쳐졌다.

강성훈이 초반부터 버디 행진을 벌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강성훈은 1번 홀 2.5m 버디로 홀을 가져온 뒤 2번 홀에서는 6m 거리의 버디를 성공시키며 2홀 차 리드에 앞장섰다. 기세를 몰아 삭산신이 4번 홀에서 버디를 집어넣어 3홀 차로 앞서나갔다. 쾌조의 샷과 퍼트감을 뽐낸 강성훈은 5번과 7번 홀에서도 징검다리 버디를 낚으며 5홀 차로 격차를 벌렸다.

7번 홀까지 5홀 차로 앞선 강성훈과 삭산신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아무리 유럽의 강자 스텐손과 레비라 하더라도 추격이 쉽지 않아 보였다. 9번 홀에 가서야 레비의 버디로 유럽이 처음으로 홀을 따냈다. 4홀 차로 후반을 시작했고, 강성훈과 삭산신의 호흡은 빛났다. 강성훈의 샷 정확도가 떨어진 홀에는 삭산신이 만회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12번 홀에서 강성훈이 까다로운 파 세이브를 성공시켜 홀을 뺏기지 않았다. 13번 홀에서는 삭산신이 버디를 솎아내며 4홀 차를 유지했다.

14번 홀에서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삭산신은 4m 버디 퍼트를 가볍게 집어넣어 5홀 차 대승을 거뒀다. 강성훈과 삭산신은 나란히 버디 6개를 수확하며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삭산신은 파5 3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으며 유럽에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첫 번째 주자로 출발한 안병훈은 키라덱 아피반랏(태국)과 호흡을 맞췄지만 아쉽게 패했다. 안병훈은 2016년 포볼 매치 승리의 여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유럽의 강자 토미 플릿우드-폴 케이시(이상 잉글랜드)를 상대했던 안병훈은 퍼트 영점 조정이 잘 되지 않아 초반에 고전했다. 2홀 차로 끌려가다 안병훈이 7번 홀에서 5m 버디를 집어넣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10번 홀에서 아피반랏이 4m 버디를 성공시켜 올 스퀘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안병훈과 아피반랏의 샷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11번 홀에서 플릿우드가 장거리 퍼트를 버디로 연결해 다시 리드를 잡았다. 12번과 14번, 15번 홀에서도 유럽이 버디로 홀을 가져오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토마스 비욘 단장의 추천으로 출전한 케이시는 3번 홀 이글을 비롯해 노련한 경기 운영과 안정적인 샷감을 뽐내 승리를 견인했다.

아시아는 ‘필승카드’로 내세웠던 1번 주자와 6번 주자가 모두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강성훈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내면서 2016년 첫 날 1승5패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두 번째 주자로 나섰던 장타자 가빈 그린도 퍼트를 쏙쏙 집어넣으며 매튜 피츠패트릭과 토마스 피터스 조를 2홀 차로 제압하는데 앞장섰다. 17번 홀에서는 6m 퍼트를 깔끔하게 홀에 떨어트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JTBC골프가 둘째 날 포섬 매치를 13일 오전 10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유라시아컵 첫 날 포볼 매치 결과

안병훈-키라덱 아피반랏 4&3 ▶ 토미 플릿우드-폴 케이시
가빈 그린-이케다 유타 ◀ 2&1 매튜 피츠패트릭-토마스 피터스
다니하라 히데토-파차라 콩왓마이 ◀ 2UP 알렉스 노렌-폴 던
강성훈-품 삭산신 ◀ 5&4 헨릭 스텐손-알렉산더 레비
리 하오통-니콜라스 펑 ◀ 무승부 ▶ 베른트 비스베르거-라파 카브레라 베요
아니르반 라히리-S.S.P. 초라시아 5&4 ▶ 로스 피셔-타이렐 해튼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