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1개, 버디 17개, 보기 1개.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더스틴 존슨(미국)이 동반 라운드를 펼치며 엮어낸 기록이다. 3명은 1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아부다비 골프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명불허전’ 호쾌한 샷 경쟁을 펼치며 18언더파를 합작했다. 16번 홀에서 플릿우드의 파 퍼트가 홀컵을 때려 돌아 나오지만 않았더라도 무결점의 노보기 플레이가 연출될 수도 있었다.

대회 2연패를 겨냥하는 플릿우드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더 줄여 10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3명 중 중간 성적이 가장 좋다. 1라운드에서 그린 적중률 100%를 보일 정도로 날카로운 샷감을 뽐내고 있다. 또 이날은 플릿우드의 생일이었다. 동반자 매킬로이가 생일 케이크를 전달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4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르고 있는 매킬로이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버디 4개와 이글 1개로 6타를 줄이며 9언더파 공동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아이언으로 가볍게 2온에 성공한 뒤 8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기분 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특히 매킬로이는 복귀전에서 36홀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는 등 안정적인 경기를 뽐내 올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존슨의 2라운드 경기력이 가장 훌륭했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에 머물렀던 존슨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쓸어 담으며 세계 톱랭커다운 면모를 뽐냈다.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이 흔들리며 고전했던 존슨은 이날 티샷이 안정되자 손쉽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첫 날 존슨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35.7%에 불과했다. 존슨은 2라운드에서 그린을 한 번만 놓칠 정도로 송곳 아이언 샷을 뽐냈다. 핀 2m 안팎에 떨어지는 샷들이 다수일 정도로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차곡차곡 타수를 줄여나갔다. 존슨은 “아주 쉽게 64타를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플릿우드, 매킬로이, 존슨으로 이어지는 흥행조는 많은 볼거리를 연출했다. 매킬로이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조 편성이었다. 서로 서로 좋은 자극이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3명 모두 300야드 이상의 ‘장타쇼’를 뽐냈고, 버디를 주고받는 흥미로운 승부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존슨이 평균 317야드로 가장 멀리 보냈다. 지난해 양대 투어 장타왕에 올랐던 매킬로이는 평균 310.3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보였다. 플릿우드도 평균 301.8야드를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는 조가 나뉘어졌지만 3명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일 확률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12언더파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존슨과 4타 차에 불과하다. 매킬로이가 견고한 샷을 바탕으로 점점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무빙데이에서 흥미로운 승부가 전망되고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왕정훈이 6언더파 공동 21위로 가장 성적이 좋다. 안병훈도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면 3언더파 공동 44위에 올랐다. 이수민은 2오버파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JTBC골프는 20일 오후 5시30분부터 3라운드를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