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왕정훈이 ‘약속의 땅’ 카타르로 돌아왔다.

왕정훈은 22일부터 카타르 도하 골프장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 왕정훈이 유러피언투어 3승째를 신고했던 대회다. 이 우승으로 발판으로 왕정훈은 세계랭킹을 끌어올려 4개 메이저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기쁨을 누렸다. 왕정훈의 골프인생에서 큰 의미를 부여했던 대회였다.

왕정훈은 JTBC골프와 인터뷰에서 “다른 대회와는 느낌이 정말 다르다. 카타르 대회 우승 후 메이저 대회를 접했고, 소중한 경험들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항상 고마웠던 대회”라며 “설레는 마음이고, 이곳에서 다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왕정훈은 2017년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하며 좋지 않은 한해를 보냈다. 그렇지만 그는 “지난해 카타르 대회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아 오히려 초심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한때 39위까지 치솟았던 세계랭킹이 123위까지 떨어졌지만 목소리는 밝았다. 왕정훈은 “컨디션이 거의 다 올라온 것 같다. 경기를 계속 해서 감을 찾고 있는데 지금 같은 샷을 유지한다면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모든 부분들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2018년 출전한 유러피언투어 4경기에서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다.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는 공동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레이스 투 두바이에서도 32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특히 중동에서 성적이 좋다. 그는 “중동 대회 코스가 너무 마음에 든다. 그린과 잔디 상태가 너무 좋아 코스가 저한테 맞는 것 같다. 1, 2월에 중동 경기가 많아 그 맘 때 성적이 좋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아부다비 챔피언십 15위에 이어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 6위를 차지했던 왕정훈은 2월 마지막 중동 대회인 카타르 마스터스에서 우승까지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부침을 겪으면서 쇼트 게임이 향상되기도 했다. 올 시즌 유러피언투어에서 왕정훈은 스크램블 성공률 부문에서 78.2%로 4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위기가 많았다. 그런 부분을 극복하려고 하다 보니 위기관리가 좋아진 것 같다. 샷이 좋아졌기 때문에 위기를 맞더라도 리커버리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러피언투어 3년 차를 맞고 있는 왕정훈은 지난해 얻은 교훈을 발판으로 초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스윙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다시 돌아갔다. 그는 “지난해 스윙을 완벽하게 하려고 교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스윙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목표는 심플하다. ‘2017년처럼 하지 말자’로 잡았다. 그는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투어 적응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제 어느 코스에서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올해는 롤렉스 시리즈 같은 큰 대회를 겨냥하고 있다”고 의욕을 다졌다.

왕정훈은 1~2라운드에서 파블로 랄라자발(스페인), 통차이 자이디(태국)와 동반 라운드를 벌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짜릿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좋은 기억을 떠올리고 있는 왕정훈이다.

JTBC골프는 대회 1~4라운드를 22~25일 오후 7시30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