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우승은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쁘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그린재킷으로 장식한 패트릭 리드(미국)의 소감이다. 리드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더 줄였다. 최종합계 15언더파로 리키 파울러(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본인의 첫 메이저 우승을 거머쥐었다. 2016년 8월 말 레이오프 더 바클레이스 후 19개월 만에 거둔 PGA투어 6번째 우승이다.

리드는 2년 전 라이더컵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미국 대표로 나서서 선전했다. ‘캡틴 아메리카’는 이때 얻은 별명이다. 다섯 번째 투어 우승을 기록한 해도 2016년이다. 그러나 2017년에 접어들면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무관’의 행진을 이어갔다. 60타대의 성적도 드물어 골프 팬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4번이나 출전했던 마스터스에서도 최고 성적이 22위에 불과했고, 컷 탈락도 2번 있었다.

그러나 리드는 그런 평가와 완벽히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라운드에서 이글을 2개나 뽑아내거나 3연속 버디를 3번 선보이는 등 공격적이고 정교한 플레이를 펼쳤다. 3라운드까지 모두 60타대를 기록하며 ‘마스터스의 4라운드를 60타대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에 도전하기도 했다. 비록 4라운드에선 1언더파에 그쳐 대기록은 달성하진 못했지만 생에 첫 그린재킷을 거머쥐었다. 리드는 “어떤 경기든 우승의 반열에 오르고 싶었는데 그게 메이저라서 그것도 마스터스라서 더욱 좋다”며 “골프는 계속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소식을 전해준다. 앞으로도 많은 일이 내게 일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드는 이날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1.5m 남짓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신했다고 한다. 리드는 “14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지만 퍼트가 쉽지 않았다. 17번 홀에서도 파로 막았지만 퍼트에 불안감을 느꼈다”며 “그랬기에 18번 홀 퍼트는 생각보다 더욱 쉽지 않았다. 대회 마지막 날 18번 홀은 늘 내가 가장 문제를 많이 겪어온 코스이기도 했고, 이것만 들어간다면 우승이 확실해서 그랬던 것 같다. 결국 해냈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