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간을 이겨내고 함께 이곳에 있어서 기뻤다. 이 성적을 냈다는 것을 분명 좋은 신호로 받아들이겠다.”

돌아온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스터스 공동 32위의 성적을 두고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우즈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4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로 선전했다. 이번 대회 첫 언더파가 마지막 날에 나왔고, 최종 1오버파 공동 32위로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 채 경기를 마감했다.

부상 등으로 오랜 기간 침묵했던 우즈가 마스터스에 출전한 것은 3년 만이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네 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11번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앞선 경기들과 달리 이번 대회에선 파 5홀에서 좀처럼 버디를 낚지 못하며 부진했다. 그래도 본인의 기량에 만족했다.

지난해 4월 허리 수술을 받은 뒤 올해 1월 투어에 복귀한 우즈는 “1년 전에 누군가 내게 '다시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면 아마 '당신은 미친 거야'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반적으로 아이언 샷이 좋지 못했고, 오늘 퍼트도 말을 듣지 않았다”며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부상을 고려한다면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추후 계획에 대해선 “마스터스를 마치면 대부분 한동안 클럽은 들지 않고 3~4주 정도 휴식을 취한다”고 밝혔다.

4라운드가 돼서야 파 5홀에서 대폭 타수를 줄이는 이상적인 모습이 나왔다. 우즈는 이글 1개 버디 3개를 파 5홀에서 잡아 5타를 줄였다. 마지막 날에 타수를 줄이고 경기 순위를 올린 덕분에 세계랭킹은 15계단 상승한 88위로 뛰어 올랐다. 이로써 2015년 3월 이후 3년 1개월 만에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는 세계랭킹 656위로 올 시즌을 시작한 바 있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