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46)이 12년 만에 일본 열도에서 우승을 추가했다.

양용은은 29일(한국시간) 일본 나고야의 나고야 골프장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더 크라운스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여 최종 12언더파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양용은은 2006년 9월 산토리 오픈 이후 12년 만에 JGTO 통산 5승째를 챙겼다. 또 양용은은 2010년 한국 오픈 우승 후 오랜 침묵을 깨고 무승의 늪에서 벗어났다.

아시아인 유일한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은 오랫동안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미국과 유럽 시드를 잃고 방황했다. 은퇴설까지 나왔지만 양용은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재기를 다짐한 그는 지난해 JGTO 퀄리파잉(Q)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며 올해부터 일본 무대에 집중하게 됐다. 올해 첫 JGTO 경기인 도켄 홈메이트컵에서 컷 탈락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는 저력을 뽐냈다. 우승 상금은 2400만엔(약 2억3000만원).

아키요시 쇼타(일본)에 2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양용은은 1번 홀 버디로 출발했다. 하지만 2번 홀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해 다시 9언더파로 내려앉았다. 챔피언 조에서 함께 플레이를 했던 아키요시가 2번과 3번 홀 더블 보기로 주저앉은 덕분에 양용은은 선두로 도약했다. 파 행진을 이어가던 양용은은 9번 홀 버디로 10언더파까지 달아났다.

양용은이 11번 홀에서 두 번째 보기를 범한 사이 가미 구니히로(일본)가 3연속 버디로 치고 올라왔다. 가미가 이날 2타를 줄이며 10언더파 선두로 도약했다. 그러나 관록을 앞세운 양용은이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양용은은 일본 투어에서 4번의 우승 경험이 있었다. 반면 아키요시와 가미는 JGTO에서 한 번도 정상에 오른 적이 없던 무명이었다.

양용은은 12번 홀부터 남은 7개 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낚으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챔피언 조에서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아키요시와 가미는 스스로 무너졌다. 양용은은 4타 차 여유로운 우승을 차지했다. 황중곤과 앤소니 퀘일(호주)이 8언더파 공동 2위에 올랐다. 아키요시와 가미는 7언더파 공동 4위에 머물렀다.

양용은은 “올해 일본에서 꼭 우승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두 경기 만에 목표를 달성한 양용은은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처럼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각오다. 양용은은 다음 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인 GS칼텍스 매경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양용은은 “좋은 성적을 내고 한국 팬들 앞에 서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2009년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즈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타이거 사냥꾼' 양용은은 올해 8월 제100회 PGA 챔피언십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일본 무대에서 잘 준비해서 다시 한 번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