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이 모처럼 유러피언투어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왕정훈은 29일 중국 베이징의 톱윈골프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볼보 차이나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는 5개를 낚고 보기는 1개로 막아 4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알렉산더 비요크(스웨덴)가 18언더파를 기록하며 유러피언투어 통산 첫 우승을 신고했다.

왕정훈은 이 대회 첫날을 이븐파로 시작했지만 2라운드부터 보기 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둘째 날 10번 홀부터 최종라운드 13번 홀까지 40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다. 2라운드에서 6타,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인 왕정훈은 10언더파 공동 6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왕정훈은 이날 2번 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으며 기분 좋게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다. 이어 파4인 4, 5번 홀에서 2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선두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9번 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맞은 뒤 튕겨 나갔다. 하지만 2m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보기 위기를 파로 잘 막았다. 왕정훈은 선두 조던 스미스(잉글랜드)를 한 타 차로 따라붙었고, 공동 2위로 후반에 돌입했다.

왕정훈은 후반 시작부터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10번 홀(파4)에서 2온에 성공한 뒤 2m 안팎의 버디 퍼트의 기회를 잡은 것. 하지만 퍼트가 홀 옆으로 흐르면서 파에 그쳤다. 11번 홀(파4)에선 버디를 낚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벙커 샷을 홀컵 1.5m로 붙여 손쉽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4번 홀(파5) 보기는 두고두고 아쉽다. 티샷이 나무 사이에 떨어져 4온 2퍼트로 40홀 만에 보기를 범했다. 이 보기로 왕정훈은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15번 홀(파4)에선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벙커 샷을 홀컵 3m 가까이 붙여 버디 퍼트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공이 홀컵 왼쪽을 맞고 뒤로 흘렀다. 18번 홀(파5)에선 2온에 성공한 뒤 5m 이글 퍼트를 시도했지만 홀 바로 앞에 멈춰섰다. 버디 퍼트를 가볍게 집어넣고 경기를 마쳤다.

왕정훈은 2년 전 핫산 2세 트로피에서 첫 우승컵을 거머쥐고 이어 아프리시아 뱅크 모리셔스 오픈에서도 1위를 차지해 2연승에 성공했다. 2016년 유러피언투어 신인왕을 차지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지난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 우승 후로 무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 핫산 2세 트로피 공동 13위에 차이나 오픈 공동 7위로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

루키 최진호는 왕정훈과 함께 공동 7위에 오르며 유러피언투어 개인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이고 합계 14언더파로 시즌 3번째 톱10을 기록했다. 최진호는 올 시즌 요버그 오픈 8위와 히어로 인디안 오픈 9위에 오르는 등 성공적인 데뷔 해를 보내고 있다.

이수민은 이날 버디 6개를 낚았지만 보기도 3개나 범해 최종 12언더파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한편 알렉산더 비요크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낚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