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부에 위치한 킬라우에아 화산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폭발한데 이어 계속해서 화산재를 내뿜고 있다. 지진과 용암 분출 등 화산 활동이 15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에 있는 볼케이노 골프장이 정상 운영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 3일 오전 규모 5.0 강진 이후 폭발해 용암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용암 분출 직후에는 규모 6.9의 더 강한 지진 발생하기도 했다. 하와이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43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다. 한때 70m까지 용암은 치솟았을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

15일에는 킬라우에아 화산의 할레마우마우 분화구에서 화산재가 해발 3.6㎞까지 치솟았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밝혔다. 분화구에서 30㎞ 떨어진 지역까지 화산재가 날아갔다. 이에 따라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항공운항 경보를 주황색(오렌지)에서 적색으로 높여 발령했다. 비행 적색경보는 화산 폭발이 진행 중이며 항공기의 비행 경로에 화산재가 뿜어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용암 분출과 화산재 등으로 가옥 37채가 파손됐고, 약 2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하와이 섬 일대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미국의 골프 전문 매체인 골프채널은 17일 이런 상황에서 화산 인근에 있는 골프장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해발 1300m의 고원에 위치한 볼케이노 골프장은 이번에 폭발한 킬라우에아 화산과 불과 15km 남짓 떨어져 있다. 골프장 직원은 “당분간 골프장은 정상 운영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화산 활동 등의) 상황을 나쁘게 보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9일 볼케이노 골프장 코스 운영 담당 사나에 게스라이트 부회장 등 골프장 직원들은 위험지역에서 약 35km 떨어진 대피 지역에 피신하기도 했다. 당시 게스라이트는 "골프장은 괜찮다"고 전했다. 볼케이노 골프장은 용암의 예상 경로에서 살짝 벗어났다. 화산 활동이 잠시 소강상태에 맞자 골프장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볼케이노 골프장은 페어웨이 아래 용암이 흐르고 있고 화산 분화구의 활성 중심부에서 멀지 않아 평소에도 간간이 유황 냄새도 난다고 한다. 이 골프장은 1922년 로이 블랙쉬어가 용암이 굳은 돌 위에 모래를 깔고 잔디를 입힌 뒤 토마토 통조림 캔으로 컵을 만든 약식 골프장으로 시작했다. 방문자 수가 증가하자 1967년에 아더 잭스나이더가 지금의 18홀(파72ㆍ6572야드) 규모로 재설계했다.




정두용 기자 jung.duy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