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화 강화하는 브랜드들

입력 : 2018-12-23 수정 : 2018-12-23 오후 2:23:00조인성 기자

메이저 브랜드를 중심으로 프로 골퍼에게 제공하는 것과 같은 ‘최적화’ 과정을 아마추어에게도 확대하려는 추세다. 이제는 스톡 모델이나 제한된 옵션으로는 천차만별인 골퍼의 다양한 조건에 맞추지 못하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이끌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클럽 제조 업체는 프로 골퍼에게 클럽을 제공할 때 예외없이 최적화 과정을 거친다. ‘최적화(Optimized)’는 ‘어떤 조건 아래에서 주어진 함수를 가능한한 최대 또는 최소로 하는 것’을 말한다. 프로 골퍼의 신체 조건, 스윙 경향, 스윙 분석 자료에 개인의 취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헤드와 샤프트·그립 등 옵션을 대입하고 최종 모델을 찾는 과정이다.

이상적인 퍼포먼스가 나올 때까지 시간과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반복해서 테스트를 한다. 모델을 결정하고 난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수정을 한다. 일관성을 위한 애프터서비스 과정이다.

“톱 플레이어에게는 재능과 체력, 멘탈과 튜닝된 클럽이 필요하다.” 아주 오랫동안 톱 플레이어와 호흡을 맞춘 테일러메이드 유러피언투어 담당 베테랑 피터(Fitter)인 대릴 에반스의 말이다. 에반스는 “튜닝된 클럽은 톱 플레이어가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한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클럽 튜닝을 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이슨 데이, 드라이버 최적화로 거리 30야드 늘어

최적화 과정이 왜 중요한지의 좋은 예는 세계랭킹 1위를 역임한 제이슨 데이에게서 찾을 수 있다. 데이의 퍼포먼스는 2015년을 기점으로 확실히 달라졌다. 2015년 이전 데이의 드라이버 어택 앵글(Attack Angle)은 마이너스(-) 2도였다. 캐리(Carry·떠가는 거리)는 약 285야드. 2015년 이후 스윙 교정으로 데이의 어택 앵글은 플러스(+) 1도가 됐고 론치 앵글(Launch Angle)과 스핀 조건이 크게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스윙에 최적화한 클럽을 매칭한 이후 데이의 캐리는 312~315야드가 됐다. 1년만에 캐리가 최대 30야드나 길어졌다. 타이거 우즈도 최적화 과정을 거치면서 최대의 효과를 누렸다. 우즈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드라이버 헤드를 두 번, 샤프트는 네 번, 로프트는 두 번 교체하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찾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우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1승을 추가하면서 미국PGA투어 80승째를 거뒀다.

“스윙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일단 클럽 피팅부터 받기를 권한다”는 것이 핑골프 아시아지역 피팅 매니저인 콜린 필드의 말이다. 필드는 “자신에게 잘 맞는 클럽을 갖춘 후라야 여러분이 추구하는 스윙을 더 쉽게 성취할 수 있다. 스윙을 바꾸려면 장비를 먼저 손봐라”고 했다.

아마추어에겐 최소한의 옵션만 제공





클럽 제조 업체가 아마추어를 위해 내놓은 스톡 클럽은 옵션을 ‘최소화’했다고 할 수 있다. 아마추어가 드라이버를 구입할 때는 일반적으로 두 가지 헤드(체적이나 모양), 두 가지 로프트(9도나 10도), 두 가지 스톡 샤프트와 세 가지 플렉스(R·SR·S) 중에서 골라야 한다. 아이언이라면 블레이드와 캐비티, 스틸과 그라파이트, 레귤러(R)와 스티프(S) 플렉스라는 단순한 조건을 앞에 둘 뿐이다. 신장이나 팔 길이, 손 크기, 스윙 경향, 힘이나 유연성이 각양각색인 수 백만명의 골퍼에게 적용하기에는 궁색한 옵션이다. 허리 사이즈 30인 사람에게 28이나 32인치 옷을 대충 입으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다수의 업체가 이런 제한적인 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제품 가격 상승과 재고 부담 때문이다. 옵션을 촘촘하게 늘리면 그게 다 생산 비용에 포함되고 가격 상승 원인이 된다. 따라서 평균적인 골퍼를 기준으로 최소한의 옵션만 제공하려 한다. 해당 업체에서 정한 ‘평균’에 미달하거나 초과하는 골퍼라면 해당 제품으로 최고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이 애당초 불가능하다고 봐야한다. 특정 클럽으로 원하는 거리나 방향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골퍼의 스윙 숙련도에서 나온 문제가 아닐 수 있는 이유다.

좀 더 골퍼 친화적인 몇몇 업체는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하기도 한다. 애프터마켓 샤프트를 대량 구입해 저렴하게 공급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옵션도 스윙 분석 등 최소한의 최적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헛돈 쓰는 결과일 수 있다.

핑의 인플라이트 시스템, 타이틀리스트의 TFC

다행스러운 것은 메이저 브랜드를 중심으로 프로 골퍼에게 제공하는 것과 같은 최적화 시스템을 확장하려 한다는 점이다. 현재 최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업체는 핑,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브리지스톤, 뱅골프, 코브라 등이다.

핑은 골프 업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최적화 과정인 ‘칼라 코드(Color Code)’를 도입한 선구자다. 최근에는 누적된 스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플라이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핑의 이 시스템은 스윙을 몇 번 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골퍼에게 가장 이상적인 클럽 셋업까지도 제안한다.

타이틀리스트는 이제 스톡 모델을 팔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 같다. 타이틀리스트는 고객에게 꼭 최적화 과정을 거치라고 제안하는 한편 최적화 시스템도 단계별로 세분화하면서 공간도 확장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전국 40여 곳의 클럽 피팅 대리점을 운영하고, 전국 주요 연습장에서 퍼포먼스 클럽 피팅 데이도 진행한다. 아울러 타이틀리스트퍼포먼스센터(TFC)도 전국에 걸쳐 다섯 개로 확장했다. TFC는 투어 프로에게 제공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TFC 다섯 곳 중 스카이72와 수원CC는 실외 공간을 확보해 볼의 탄도와 착지 지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최다 옵션 강점인 뱅골프, 아커스골프와 협업한 코브라

뱅골프는 최적화에 특화한 업체로, 다양한 옵션이 최대 무기다. 샤프트를 세 종류, 36단계의 강도로 세분화해 제공한다. 대다수 브랜드는 샤프트 플렉스를 R·SR·S로 분류하지만 뱅골프는 R 플렉스 하나도 여섯 가지(R1, R2, R3, R4, R5, R6)로 나눈다. 클럽의 총 중량도 가장 가벼운 205g부터 325g 이상까지 원하는 것으로 맞출 수 있다. 헤드 무게를 자유롭게 줄이고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골퍼가 원하는 길이와 스윙 웨이트도 맞출 수 있다. 뱅골프가 제공할 수 있는 스윙 웨이트 범위는 A8부터 E0까지다. 대다수 업체는 최대한이 C0까지다. 여기에다 0.962라는 세계 최대급 초고반발 헤드도 보유하면서 제공 가능한 옵션은 총 99만9000가지에 달한다. 이 조합을 통해 같은 힘으로도 비거리를 최대 50야드까지 늘릴 수 있는 기술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판매량이나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혁신적인 모델을 내놓으면서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코브라도 최적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브라는 웹 기반의 스윙 분석 업체인 아커스골프(Arccos Golf)와 협업해 자사 클럽 사용자의 샷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모아 가이드하고 있다. 아커스골프는 그립에 끼워 샷을 분석하는 센서와 이를 분석해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업체다. 코브라는 아커스골프의 센서가 부착된 그립을 스톡 모델에 끼워 판매하기도 한다.

최적화 전문 쿨클럽스, 온라인 피팅 엔진 가동하는 트루 골프 핏

쿨클럽스는 기성·오픈 모델을 통틀어 개인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약 2만8000개의 데모 스윙 데이타를 보유하고 있고 300여 종의 샤프트와 60여 종의 드라이버·아이언 헤드를 갖추고 있다. 피팅 전용 품목은 물론 시중에 나와 있는 메이저 브랜드 헤드와 샤프트도 가지고 있고, PXG 클럽을 맞춤 제작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루 골프 핏(True Golf Fit)이라는 업체도 등장했다. 온라인 (Truegolffit.com) 기반의 맞춤 골프 피팅 엔진을 통해 시중에 나와 있는 모델 중 가장 적합한 모델과 스펙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4만5000개 이상의 스윙 정보와 1000만개 이상의 클럽·샤프트 데이타를 포함한 데이타 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이용 골퍼가 핸디캡, 스윙 스피드, 어택 앵글, 스윙 템포 등의 데이타를 입력하면 최신모델, 또는 출시된 지 몇 년 지난 모델까지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현재의 스윙 조건으로 낼 수 있는 최대의 결과치도 제공한다. 드라이버 피팅 비용은 7달러(약 8000원)다.

‘스톡’ 모델을 구입했는데 결과에 만족하고 불편함이 없다면 좋다. 그 모델을 그냥 사용하면 된다. 그렇지만 퍼포먼스에 불만이 있거나 그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불안하다면 업체가 제공하는 최적화 과정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특히 클럽을 교체하거나 새로운 모델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최적화 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한다.

조인성 기자

<업체별 최적화 과정 특징>

브리지스톤골프
시스템 : 일본 브리지스톤 전문 피팅 교육과 테스트를 통과한 경력 5~15년 이상의 전문가가 클럽 분석, 점검, 정비까지 원 스톱 서비스 제공. 사이언스 아이 필드, 골프존 GDR, 트랙맨, 골퍼스독플러스 등 장비를 통해 전문적인 피팅 서비스 제공.
예약 및 비용 : 인터넷 예약, 무료. 유료 서비스는 클럽과 스윙 분석, 클럽별 밸런스 점검, 라이·로프트 각 점검과 조정. 1시간40분 소요. 10만원.

핑골프
시스템 : 인플라이트 시스템(시뮬레이션 타구 계측 프로그램) 활용. 1500여 종류의 샤프트로 1만번 이상의 테스트를 거친 결과치를 기본으로 스핀량·발사각 등을 분석한 후 3D 화면으로 볼의 비행 상태, 바운스, 런까지 분석한 후 가장 이상적인 클럽 추천.
예약 및 비용 : 예약제로 운영. 5만원.

캘러웨이골프
시스템 : 볼의 궤적을 포착해 탄도와 방향·스핀량까지 두 대의 최첨단 카메라로 스윙 분석. 피팅 노하우가 축적된 인게이지 시스템, 무게 중심 이동을 파악하는 밸런스 플레이트로 다양한 스윙 패턴을 분석. 오디세이 퍼터를 체험할 수 있는 퍼팅 존도 운영.
예약 및 비용 : 사전 예약제. 50분 기준 5만5000원.

타이틀리스트
시스템 : 전국 40여 곳의 타이틀리스트 클럽 피팅 대리점(무료), 전국 주요 연습장에서 진행하는 퍼포먼스 클럽 피팅 데이(무료), TFC까지 서비스의 깊이에 따라 3단계로 이어지는 차별화된 네트워크. 클럽 헤드와 320여 개의 샤프트 비치.
비용 : 풀 라인 피팅 39만6000원(2시간30분), 부분별 피팅 16만5000원(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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