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11년 만에 메이저 우승 시계를 다시 돌렸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우즈는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마지막 홀인 18번 홀(파4). 보기 퍼트를 넣은 우즈는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PGA투어 통산 81승. 그러나 이 순간은 그 어느 우승의 순간보다 우즈에게 감격스러웠다.

1997년 PGA투어에 본격 데뷔한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면서 '골프 황제' 전성시대를 열었다. 우즈는 당시 첫 우승을 최연소, 최소타, 최다 타수 차로 장식하며 새로운 골프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우즈는 이후 2009년까지 12년 동안 71승(메이저 14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9년 불륜 스캔들 이후 우즈는 끝없는 추락을 했다. 2012년 3승, 2013년 5승을 거두며 다시 부활했지만 2008년 US오픈 이후 메이저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자 '우즈의 전성기는 갔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무릎과 허리가 다시 탈이 났고 끝모를 우즈의 재활의 시간도 길어졌다. 그러나 우즈는 지난해 다시 2년여 만에 코스로 돌아왔다. 투어 챔피언십에서 통산 80승 그리고 마스터스에서 11년 만에 메이저 우승 시계를 다시 돌렸다.

1975년생으로 올해 마흔네살인 우즈의 우승은 46세에 정상에 오른 잭 니클라우스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최고령 우승이다. 1997년, 2001년, 2002년, 2005년에 이어 다섯 번째 마스터스 정상에 오른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6승)에 이어 마스터스 최다승 2위가 됐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마스터스가 메이저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대회가 됐다.

1997년 앳된 모습의 우승자에서 44세의 중년이 된 우즈는 "22년 전에는 아버지가 곁에서 우승을 지켜봐주셨는데, 이제는 내가 아버지가 됐다"고 감격에 겨운 소감을 말했다. 우즈는 우승 직후 아들 찰리를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나눴다.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81승을 기록한 우즈는 샘 스니드(미국)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을 남겼다. 메이저는 15승 째를 기록하며, 도저히 다다를 수 없을 것처럼 여겨졌던 니클라우스(18승) 기록을 향한 추격을 시작했다.

우즈는 또 이번 대회를 통해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최종 라운드 역전승을 기록하는 기쁨도 누렸다. 그린재킷을 입은 우즈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더니 보상의 시간이 주어졌다"고 기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