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 코너'는 타이거 우즈의 편이었다

입력 : 2019-04-15 수정 : 2019-04-15 오전 4:31:00이지연 기자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게티이미지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스터스에서 통산 다섯번째 정상에 오른 우즈가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스터스에서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우즈는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더스틴 존슨, 잰더 쇼플리,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에 1타 차 우승이다.

우즈의 마스터스 우승은 지난 2005년에 이어 14년 만이며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08년
US오픈 이후 11년 만이다. 마스터스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다시 입은 우즈는 우승 상금으로 207만 달러(약 23억50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천적'으로 떠오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2타 차 공동 2위로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한 우즈는 전반 9홀까지 몰리나리에 1타 차였다. 지난해 디 오픈 우승자 몰리나리는 전반 9홀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지키기 골프를 했다.

승부는 11번홀부터 13번 홀로 이어지는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0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보기를 기록한 우즈는 2타 차로 아멘 코너 두 번째 홀인 12번 홀(파3)에 들어섰다.

첫 티샷을 한 몰리나리가 공을 해저드에 빠뜨리자 우즈는 안전하게 온 작전을 했다. 몰리나리는 1벌타를 받은 뒤 3온을 시켰지만 2.5m 가량의 보기 퍼트를 넣지 못해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했다. 우즈는 이 홀에서 파를 하면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마스터스 우승은 하늘이 내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종일에 더블보기를 한 선수가 우승을 한 경우가 없고, 아멘 코너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우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몰리나리는 물론 준우승을 한 켑카는 12번 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우승에서 멀어졌다.

몰리나리의 더블보기 뒤 승부는 한 때 공동 선두가 5명이나 되는 혼전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우즈는 15번 홀(파5)에서 마침내 승부를 갈랐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뒤 227야드를 남기고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보태 마침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벗어나 레이업을 했던 몰리나리는 세 번째 샷이 나뭇가지에 맞고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단독 선두가 된 우즈는 16번 홀(파3)에서 1.5m 버디 퍼트를 집어 넣어 2타차로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8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1타를 잃었지만 우승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캐디 조 라카바와 격한 포옹을 나눈 우즈는 22년 전 첫 우승 때처럼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어머니 쿨디다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딸 샘, 아들 찰리도 할머니와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아버지 우즈에게 안겼다.

우즈는 이로써 1997년 마스터스에서 메이저 첫 우승을 거둔 뒤 2001, 2002, 2005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만 5번 정상에 올랐다. 마스터스에서 거둔 5승은 우즈의 단일 메이저 대회 최다승 기록이다.

마스터스 5승으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최다 우승(6회)에 바짝 다가선 우즈는 PGA 투어 통산 승수를 81승으로 늘려 샘 스니드(미국)가 가진 최다 우승(82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무엇보다 우즈에게는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1년 동안 멈췄던 메이저대회 우승 시계의 바늘을 다시 돌린 것이 의미가 크다. 우즈는 이로써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최다승(18승) 추격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세 번째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김시우(23)는 최종일에 나흘 중 가장 좋은 성적인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5언더파 공동 21위를 차지했다. 첫해 컷 탈락, 작년 공동 24위에 이어 마스터스 개인 최고 성적을 낸 김시우는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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