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 중구 스카이72 골프장 하늘 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 최종 라운드.

투어 2년차 함정우(24)는 13번 홀(파4) 페어웨이에서 120m를 남기고 피칭 웨지로 두 번째 샷을 시도했다. 공은 홀 근처에 떨어진 뒤 순식간에 홀컵 안으로 사라졌다. 기분 좋은 샷 이글. 함정우는 두 팔을 번쩍 올리고 껑충껑충 뛰면서 기뻐했다.

투어 2년차 함정우가 기분 좋은 샷 이글을 앞세워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함정우는 최종 라운드에서 샷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를 기록,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 그룹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2015년 신인왕 이수민과 공동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함정우는 10번홀을 마칠 때까지 1타도 줄이지 못했다. 10명의 넘는 선수가 3타차 이내에 몰린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11번홀(파4)에서 7ｍ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1타차 단독 선두에 나선 함정우는 13번홀(파4)의 샷 이글로 3타차 단독 선두로 내달렸다.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려 1타를 잃었지만 하늘코스에서 난이도가 가장 높은 17번홀(파4)을 파로 넘긴 뒤 18번홀(파5)에서 그린을 놓치고도 파를 지켜 2타차 우승을 확정했다. 함정우는 "한동안 골프의 즐거움을 잊고 있었다. 샷 이글을 했을 때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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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는 함정우.

투어 2년 차에 생애 첫 우승을 거둔 함정우는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을 받아 상금랭킹 2위로 올라섰다.

함정우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2014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나선 코오롱 한국오픈 공동 3위로 이름을 알렸다. 국군 체육부대 소속으로 KPGA투어와 KPGA 챌린지투어(2부 투어)에서 활동하다 전역 후 코리안투어 QT에 출전했으나 2차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일본투어 큐스쿨에서 공동 7위를 차지하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주무대로 활동했다.

KPGA투어에는 지난해 데뷔해 데뷔 시즌 13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컷통과하면서 적응을 마쳤다. 함정우는 지난해 바로 이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자리하며 생애 첫 승에 도전했는데, 당시 최종라운드에서 77타를 치면서 첫 승이 무산됐다. 1년 만에 출전한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최종일에 77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경기한 함정우는 이날 그가 입은 티셔츠엔 얄궂게도 77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함정우는 “일부러 입은 것은 아니다. 의상 후원 업체에서 준 옷인데 우연히 77이라는 숫자가 있었다. 이를 보면서 지난해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유러피언투어 활동을 접고 국내로 복귀한 이수민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에 그쳐 4년 만에 코리안투어 통산 2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괴력의 장타를 앞세워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던 재미동포 김찬(29)은 이날 2타를 더 잃어 공동8위(8언더파 276타)로 밀렸다. 생일을 맞은 최경주(49)는 이븐파 71타로 적어내 공동28위(2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영종도=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