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KJ CHOI 인비테이셔널 presented by CJ.

중학교 3학년이었던 이재경은 최경주재단 골프 꿈나무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 기간 내내 선두권에서 맴돌았던 이재경은 3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될성 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았다.

이재경은 잘 자랐다. 2015년과 2016년 국가대표를 거쳐 2017년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가 되자마자 3부 투어격인 프론티어 투어 2차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차근차근 올라왔다. 이재경은 지난해 2부 투어격인 챌린지투어 3회 대회와 11회 대회에서 2승을 차지하면서 상금랭킹 2위로 올시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시드를 획득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올시즌 초 이재경의 코리안투어 적응기는 혹독했다. 9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2번의 컷 통과에 그쳤고, 상반기 내내 번 상금은 430만원에 불과했다. 이재경은 "시합을 해야 하는데 대회장에서 스윙 고민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바꾸고, 또 바꾸면서 오히려 스윙 생각에 모든 게 꼬였다. 연습량은 엄청났지만 계속 바꾸다보니 오히려 안 됐다"고 말했다.

상반기 시즌을 마친 이재경은 새로운 도전을 했다. 중국으로 건너가 PGA 투어 차이나에 도전했다. 예선 통과를 하고 공동 26위를 하면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로 가기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웹닷컴 투어는 프리>1차>2차>3차를 통해 시드를 얻을 수 있는데 이재경은 PGA 투어 차이나 대회의 결과로 프리를 면제받았다. 이재경은 "중국 대회 이후 조금씩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재경은 코리안투어 하반기 시즌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밀CC 부산경남오픈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1라운드를 6언더파로 출발한 뒤 2라운드에서 4타를 더 줄여 공동 4위에 올랐다. 3라운드에서는 7타를 더 줄이면서 중간 합계 17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2위 박성국에 1타 차다.

티샷이 잡히면서 자신감 있는 샷이 나왔다. 한때 드라이버 입스로 고생했던 선수가 맞나 싶을 만큼 파워풀한 드라이브 샷을 날렸다. 17번 홀(파4)에서 이재경이 기록한 티샷은 324야드나 됐다. 전반 9홀에서 버디 5개로 5타를 줄인 이재경은 10번 홀(파4)에서 행운의 샷 이글까지 잡았다. 14번 홀(파4)에서 버디, 17번 홀(파4) 보기로 후반에는 2타를 줄였다.

이재경은 "퍼터가 잘 돼 끝까지 흐름을 잘 잡을 수 있었다. 최종일에 선두로 나가는 것은 처음인데 추격을 받긴 하겠지만 여유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경에게 이번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9월 말 PGA 투어 웹닷컴 투어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라 2개 정도 대회에 더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경은 "이번 대회 의미는 매우 크다. 자신감을 더 얻게 됐고, 미국에도 편한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즌 1승을 기록 중인 전가람이 15언더파 3위로 최종일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문경준은 14언더파 4위, 한창원은 13언더파 5위다.

JTBC골프에서 대회 최종 4라운드를 9월 1일 오전 11시부터 생중계한다.

진해=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