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타이거 우즈가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조조 챔피언십을 앞두고 스킨스 게임에 참가했다. 당시 우즈는 독특한 모양의 퍼터를 테스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퍼터는 최근 다른 선수들이 테스트하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연습라운드에서 여러 선수가 이 퍼터로 공을 굴렸다.

우즈가 테스트한 퍼터는 테일러메이드가 개발 중인 트러스(Truss)의 시제품(프로토타입)이다. 4개 종류(TB1, TB2, TM1, TM2)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넥 디자인이 특징이다. 트러스는 샤프트와 헤드를 연결하는 넥이 삼각형으로 일반적인 일자형과 다르다.

테일러메이드 퍼터 디자이너들이 어떤 이유로 삼각형 넥을 채택했는지는 일명 ‘투다리 퍼터’로 불리는 핀치 퍼터를 통해 알 수 있다. 투다리 퍼터는 헤드 안쪽(힐)과 바깥쪽(토)을 잇는 2개의 넥을 가지고 있다. 2개의 넥은 중심을 벗어난 타격 때 헤드의 비틀림을 줄여 공을 똑바로 굴리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하지만 투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비공인 퍼터다. 100여년 전 비슷한 디자인의 퍼터가 있었는데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규칙에 의거해 비공인으로 규정했다.

두 협회는 ‘골프규칙 4-클럽’과 ‘부록 Ⅱ-클럽 디자인’에서 공인 퍼터의 조건을 정의하고 있다. 구성(헤드, 샤프트, 그립)부터 길이(18인치-45.7cm 이상), 모양(전통적인 형태)이 적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모양은 세부사항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투다리 퍼터는 모양 규칙 중 ‘넥이 1개라야 한다’, ‘헤드는 가로 방향으로 구멍이 있으면 안 된다’ 두 가지가 위배된다.

테일러메이드는 안정된 방향성을 위해 투다리 퍼터의 장점을 트러스에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 1개의 넥이지만 2개와 비슷한 효과를 얻기 위해 삼각형으로 디자인했다. 그리고 스트로크 때 공기저항에 의한 감각 저하를 주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만들었다. R&A와 USGA의 규칙에 적합한 범위 내에서 변형된 투다리 퍼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삼각형 안에 구멍이 뚫렸다면 투다리 퍼터와 같은 이유로 비공인이 된다.

타이거 우즈의 테스트로 화제가 된 트러스 퍼터는 일자형 넥보다 방향성이 탁월함이 확실하다. 그래서 독특한 넥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많은 선수가 트러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우즈가 가세한다면 모든 퍼터 브랜드가 삼각형 넥을 가진 퍼터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즈는 오랜 시간 타이틀리스트 스코티 카메론을 사용했고, 나이키골프 메소드를 거쳐 다시 스코티 카메론을 골프백에 꽂았다. 마스터스 챔피언에 등극할 때도 손에 익은 스코티 카메론을 사용했다. 또 2018년 7월 테일러메이드 TP 쿠퍼 아드모어3 미드 말렛 퍼터를 잠깐 사용한 것 외에는 블레이드를 고집하고 있다. 그런 그가 테일러메이드의 색다른 퍼터를 선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의 선택이 삼각형 넥 퍼터 시대를 불러올 수도 있다.

류시환 기자 ryu.seehw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