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세계 1위 브룩스 켑카(미국)와 5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올해 골프계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도쿄올림픽이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에 편입된 골프는 이번에도 남녀 개인전이 치러지는데, 6월말까지 치열한 올림픽 출전권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남녀부 모두 세계 랭킹 15위 안에 4명 이상 든 국가에선 최대 4명까지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남자부의 미국, 여자부의 한국이 6월말까지 치열한 티켓 싸움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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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올림픽 경쟁이 펼쳐지는 미국에선 켑카, 존슨에게 시선이 쏠린다. 둘 다 현 랭킹으론 올림픽 출전 사정권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둘은 올림픽 출전에 대해 미온적이었다. 유러피언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 출전을 앞두고 29일 미디어데이에 나선 둘은 올림픽 출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 했다.

켑카는 "100m 육상, 체조 같은 종목의 대다수 선수들에겐 올림픽이 4년마다 기다려 치르는 매우 영광스러운 대회다. 그러나 골프에선 매년 4개 메이저 대회가 열린다. 여기에 올림픽이 추가되는데, 그와 함께 라이더컵, 프레지던츠컵, 더해서 페덱스컵도 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시간을 이동하고, 가야 할 곳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느끼고, 몸이 어떻게 느끼는지에 달려 있다. 내겐 4개 메이저 대회가 확실히 더 중요하다. 페덱스컵도 내 목표"라면서 올림픽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 반응을 보였다.

존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올림픽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건 자랑스러운 일일 수 있겠다. 그러나 스케쥴이 맞을 지 모르겠다. 이에 대해 난 확신할 수 없다"면서 "올림픽에 나가려면 많은 스케쥴들이 있다. 무엇이 내게 최선인 지, 내 팀과 여전히 함께 일하고(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 전 지카바이러스 등을 이유로 불참했던 존슨은 이번에도 올림픽에 큰 뜻을 두지 않는 듯 했다.

리우올림픽 때는 존슨을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미국), 비제이 싱(피지) 등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다. 당시 브라질에서 유행했던 지카바이러스를 이유로 든 선수가 많았지만 스케쥴 문제로 나서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당시 세계 1~4위들이 모두 불참해 김빠진 대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고, 올림픽 정식종목 잔류 걱정도 컸다.

그나마 도쿄올림픽의 경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 의사를 꾸준하게 밝혀왔고, 매킬로이도 지난해 말 "아일랜드 대표로 나서겠다"고 해 분위기가 리우올림픽 때보다 좋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치열한 티켓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미국 골프 내에서 톱랭커인 켑카, 존슨의 미온적인 반응이 다른 선수들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도쿄올림픽 골프는 오는 7월 30일~8월 2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의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치러진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