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29)이 개인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피닉스 오픈에서였다.

안병훈은 3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대회 첫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는 '보기 프리' 라운드를 치러내면서 6언더파로 선두 윈덤 클라크(미국·10언더파)에 4타 뒤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PGA 투어는 안병훈을 대회 파워 랭킹 14위에 올린 바 있다. 지난 2017년 이 대회에서 안병훈이 막판까지 우승 경쟁 끝에 6위에 올랐던 경력을 떠올린 것이다.

안병훈은 이날 그린 적중률만 무려 88.89%에 달했을 만큼 좋은 샷 감각을 앞세워 전반 9개 홀에서만 5타를 줄이는 등 기분 좋게 첫날을 치러냈다. 안병훈은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3차례 톱10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톱10을 넘어 내친 김에 개인 통산 첫 PGA 투어 우승에도 도전장을 던진다.

안병훈은 1라운드 직후 PGA투어와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괜찮은 플레이를 한 것 같다. 페어웨이를 잘 지켰고, 러프에 들어 갔을 때도 그린을 잘 지켰다"면서 "몇 개 샷도 좋아서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 차분히 플레이했다. 기본적인 내 게임 플레이에 집중한 하루였다. 짧은 퍼트를 놓치지 않아 보기 없이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코스에 대해 "최근 4년 중에 가장 코스 컨디션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특히 이 대회 코스의 시그니처 홀이라 할 수 있는 파3 16번 홀에 대해선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괜찮다. 관중들의 환호에 더욱 힘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홀은 로마 검투사 경기장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져 2만여석의 관중석이 갖춰진 곳으로 유명하다.

안병훈은 우승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밝혔다. 그는 "빨리 우승을 하면 좋은데, 언젠가는 그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로 풀 타임 4년차인데,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다. 올해에도 기회는 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닉스 오픈이 열리는 이 곳이 좋고 나와 궁합도 잘 맞는 듯 하다"고 한 안병훈은 "여기에서 내 첫 우승을 기록한다면 아주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JTBC골프가 이 대회 2라운드를 1일 오전 5시부터 생중계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