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케빈 나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5승 달성에 성공했다.

케빈 나는 18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치러진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해 5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를 작성하며 2위 그룹을 짜릿하게 따돌리고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케빈 나는 무빙데이였던 3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솎아내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선두와 2타 차로 출발한 최종라운드에서도 물오른 샷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12번 홀(파4)에서 쓰리퍼트로 보기를 범했지만, 13번 홀(파4)부터 15번 홀(파5)까디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단독 선두로 질주했고, 추격자들의 추격을 뿌리친 채 그대로 우승했다.

올해로 데뷔 18년 차를 맞은 케빈 나는 이번 우승이 통산 5승째다. 지난 2011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이후 두번째 우승까지는 공백이 길었다. 7년 만인 2018년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라이어에서 통산 2승째를 기록했고, 이후 올해까지 매년 1승씩 꾸준히 기록 중이다.

케빈 나는 "그동안 꾸준히 활약했다. 탑10도 많이 했고 컷통과를 한 대회들도 많았다. 우승을 하는 것도 중요했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게 나 자신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보면서 "우승을 해봤었지만 공백이 길었다 보니 우승을 하는 기분을 잊고 살았다. 그린 브라이어에서 우승했을 때야말로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어졌고,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고 싶어졌다. 그때는 2위, 3위를 생각하기보단 무조건 우승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매년 우승을 하길 바라고 우승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나한테 잘 맞는 코스에 왔을 때는 스스로 부담을 가지고 경기한다"고 했다.

연초부터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4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성공한 케빈 나는 우승 원동력에 대해 "경험이 전부였고, 자신감도 중요하다"라고 하며 "우승을 계속 하다 보면 그 다음 우승이 조금씩 더 쉬워지는 것 같다. 우승이 쉽다는 말은 아니지만, 우승을 하면서 생긴 자신감이 큰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가족의 응원도 중요하다. 모두가 나를 믿고 내가 가야 할 길로 이끌어준다. 그들에게 모든걸 보답해주고 싶다"고 했다.

우승으로 매년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이뤘지만, 아직 남아있는 목표가 더 많다. 그는 "다시 세계 20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메이저 대회들도 참가하고 싶다. 투어 챔피언십은 물론이다"라고 하며 "무엇보다 팀 대항전 대회에 대표 선수로 나서고 싶다. 아직 팀으로 대항하는 대회에 참가할 기회는 없었다. 올해는 라이더 컵 참가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는 훌륭한 퍼팅 실력도 보유하고 있고 그 강력한 몇 개의 퍼팅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현지 기자 kim.hyeonji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