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하는 루키 가운데 초고속으로 정규투어 시드 확보에 성공해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다. 입회 채 1년도 되지 않아 드림투어(2부투어) 13개 대회만에 상금순위 5위에 올라 시드 확보에 성공한 정세빈이다.

올해로 스무살인 정세빈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실내골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골프를 처음 시작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2019 한국중·고등학교골프연맹 여자 고등부 우수선수 추천자 2위 자격으로 지난해 4월 KLPGA 준회원으로 입회했다. 입회 후 첫 대회인 그랜드-삼대인 점프투어 1차전부터 3위에 오르며 눈도장을 찍은 그는 그랜드-삼대인 점프투어 2차전에서 덜컥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은 우연이 아니었다. 3차전에서는 4위, 4차전에서는 2위를 기록하며 4개 대회 연속 톱5를 기록했다.

기세를 이어 정세빈은 준회원 입회 2개월 만인 그해 6월 정회원으로 승격돼 드림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7월에 치러진 KBC 드림투어 with WEST OCEAN CC 1차전에서 드림투어 데뷔전을 치른 그는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어 두번째 대회인 WEST OCEAN CC 드림투어 9차전에서 공동 14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2020 군산CC 드림투어 10차전에서 우승했다. 점프투어에서 2번째 대회만에 우승했던 그는 드림투어에서 3번째 대회만에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우승 이후에도 꾸준하게 활약했다. 시즌 중반에 합류했지만, 톱10에 8차례 이름을 올렸고 상금순위 5위(62,476,571원)으로 정규투어 시드 확보에 성공했다.

루키 선수지만 든든한 후원사인 삼천리와 함께하고 있다. 그는 박채윤, 김해림, 인주연 등 쟁쟁한 선수들이 있는 삼천리팀과 함께 경남 고성에서 동계훈련을 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정규투어가 드림투어나 점프투어보다 전장이 훨씬 길어서 비거리를 늘리는 훈련에 집중했다. 지금 비거리보다 10미터 이상 더 나올 수 있도록 시즌 시작 전까지 열심히 노력할 예정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초고속으로 정규투어에 입성한 정세빈의 매력이자 주특기는 화끈한 플레이 스타일이다. 드림투어 첫 우승당시에는 3라운드 동안 버디만 16개를 솎아내기도 했다. 그동안은 롤모델도 이런 플레이 스타일의 대명사인 박성현이나 이소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 정반대의 스타일인 박인비를 롤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신인상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두 선수 모두 존경하지만, 최근 롤모델은 박인비 프로님으로 삼고 있다. 박인비 프로님처럼 흔들림 없는 멘탈로 올 시즌 꾸준하게 컷을 통과해서 신인상을 꼭 따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