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흥미로운 스토리를 또한번 낳았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줄 알고 집에 갔다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시 돌아오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코스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디섐보는 9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집에 갔다온 사실을 밝혔다. 디섐보는 전날 합계 2오버파로 컷 탈락한 줄 알고 미리 짐을 싼 뒤로 댈러스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집에 도착하고나서 디섐보는 컷 통과 사실을 전해들었다.

대회장에서 집까지는 1600㎞가 넘는 거리였다. 디섐보는 힘겹게 자가용 비행기 조종사를 물색해 대회장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고, 현지 시각 3라운드가 열린 당일 새벽에 3시간 반 가량 이동했다. 공항에서 내려 대회장에 도착한 건 자신의 3라운드 티타임 20분 전이었다.

밤새 부랴부랴 이동한 만큼 피로도 풀리지 않았다. 몸도 제대로 못 풀었다. 그래도 디섐보는 3라운드를 잘 치렀다. 오히려 3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로 공동 23위에 올라 순위를 끌어올렸다. 디섐보는 경기 후 "비싼 값을 치렀다"면서도 "만약 대회장에 돌아오지 않았다면, 세계 랭킹 포인트를 잃는 등 부담도 있었다. (돌아온 건) 훌륭한 결정이었다. (미리 집에 간 건)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