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전으로 (다시) 간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임하고 있다. 근데, 솔직히 퀄리파잉 스쿨(Q스쿨)로는 가고 싶지 않다. 너무 힘들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다. 심리적 안정감이 경기력을 좌우한다. 가뜩이나 멘탈이 중요한데, 시드권 확보 여부가 판가름 나는 대회에 출전한다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프로 7년차 유송규(25, 도휘에드가)는 흔들릴 수 있는 멘탈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다. 지옥문으로 불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드전으로 다시 가고 싶지 않아서다.

유송규는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클럽 오스트랄아시아-유럽코스(파71, 7208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바꿔 공동 2위(오후 4시 현재)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포인트 103위, 상금순위 112위로 하위권인 유송규는 포인트 70위까지 자격을 주는 시즌 최종전 LG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진출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시즌 최종전 출전은 내년시즌 시드를 확보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누구보다 절박할 수밖에 없다.

모처럼 리더보드 상단을 장식한 유송규는 “Q스쿨에 간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치고 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부담없이 플레이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이내 “신인 시절이던 2015년 이후로 Q스쿨은 가본적이 없다. 솔직히, Q스쿨까지는 안가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실제로 유송규는 코리안투어 루키 시즌인 2015년 상금랭킹 95위에 그쳐 시드전을 경험한 악몽이 있다.

올시즌에는 지난 6월 치른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17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이번대회 전까지 15개 대회에서 컷 통과한 대회가 여섯 차례에 그칠만큼 기복이 심했다. 그는 “운동에 집중을 잘 못했다. 시즌 초에 발목을 다쳐 경기력이 떨어졌다. 오른 발목이 안좋아 테이핑을 하고 있다. 체중이동이 안돼 거리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겨우내 몸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유송규는 “남은 라운드도 부담없이, 되든 안되든 똑같이 플레이하려고 한다. 내일(2라운드)까지 경기를 해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톱5 이내에 진입하지 않으면 (시드 유지)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오픈 단독 7위 등의 성적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40위에 올랐던 2019년 감각을 되찾기 위해 당시 사용하던 퍼터를 들고 대회에 나섰다는 유송규는 “오늘은 퍼팅이 잘 됐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언더독의 반란’을 꿈꾸는 유송규다.

장강훈 기자 zzangif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