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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감성 STORY> 골프의 향기를 찾아서

입력 : 2022-01-06 수정 : 2022-01-06 오후 1:54:00 기자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게티이미지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골프기자로 30년 넘게 일선에서 뛰면서 정말 많은 골프관련 글과 칼럼을 써왔다. 하지만 뒤 돌아 보면 기억 속에서 뿌리를 내릴 만큼의 그리 특별한 것들이 없었다. 바꿔 말한다면 기계적이고 습관적으로 골프 관련 글을 대해 왔고, 그 안에 생명을 불어 넣을 만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어떻게 하면 공을 잘치고 성적이 좋아질까’에만 궁극적인 목표를 두었는지 모른다.

사실 골프가 시작된 스코틀랜드에서 골프가 지금처럼 좋은 스코어와 잘 치기 위한 수단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양을 치던 어느 목동이 자연에서의 무료함을 풀밭과 여우 굴 등에서 착안해 놀이로 승화시켰을 것이다. 아니 양과 자연 그리고 자신을 일체시키려는 노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골프는 자연과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없는 종목이다. 그 자연 안에는 사나운 바람도 있고 비도 내리게 하고 눈보라도 있다. 내리쬐는 태양도 있고, 영하의 매서운 겨울도 있다. 양떼와 갈매기는 기본이고 여우와 각종 새와 동물들도 함께 공존한다. 죽은 나무뿌리 사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곤충과 꽃과 벌도 있을 것이다.

지금의 골프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소재들은 결국 자연에서 모두 가져다 만든 것이다. 더 좋은 골프장을 평가할 때도 ‘얼마만큼 더 자연스러운지’, ‘자연을 닮았는지’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아주 재미있는 현상 중에 하나가 골프는 비바람이 몰아치고 뙤약볕이 내리 쬐어도 쉽게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에서 시작한 자연스러운 운동이기에 자연이 가져다주는 그 환경 자체에서 플레이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함이다.


[사진 Gettyimages]

골프를 통해서 재미난 공통 사항과 다른 점을 찾아냈다. 영국에서 발생한 골프, 축구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불어도 경기를 진행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발생한 야구와 미식축구는 눈, 비가 오면 대부분 경기가 취소가 된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영국 스포츠는 그래서 자연 환경 그대로에서 진행된다. 경기장 위주로 만들어진 미국 스포츠인 야구와 미식축구는 그래서 자연을 거스르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미국과 영국 스포츠의 공통점과 다른 점이 있음을 개인적으로 살펴봤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골프도 자연의 감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비가 오거나, 춥거나, 바람만 불어도 이에 맞서지 않고 코스에서 철수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뿐만 아니라 코스에서도 오로지 골프공과 클럽 헤드 그리고 그린 핀과 홀만 주시한다. 내 스코어가 좋았는지, 스윙은 만족스러웠는지에 대해 지나치게 천착한다.

자연스러운 감을 상실해 가고 있다. 지금 우리의 골프는 야생을 잃고 있다. 지나치게 메커니즘(mechanism)적이다. 가끔 우리는 골프장에 가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십중팔구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좋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걸을 수 있어서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필자는 간혹 함께 플레이한 사람들에게 오늘 골프장을 돌면서 어떤 꽃이 제일 예뻤냐고 짓궂게 질문할 때가 있다. 반대로 오늘 플레이하면서 어느 샷이 가장 좋았냐고 묻기도 한다. 전자에 대해서는 답을 쉽게 하지 못하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정말 명징하게 어느 홀, 어느 샷이 좋았다고 이야기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골프장에서 어느 하나 좋고, 행복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기왕 골프장에 간다면 좋은 샷도 좋지만, 조용히 피어있는 꽃과 꿀벌의 날갯짓에도 따뜻한 시선을 줄 수 있다면…

그린에서 온 몸으로 기어가는 지렁이의 삶에 대해서도 잠깐 생각을, 여린 잎으로 바람을 맞으면서 끝까지 버티고 있는 봄 새싹에게도 따뜻한 눈길 한 번 주면 어떨까. 그러면 누가 더 행복해질까를 화두로 던져본다.

이번에 JTBC골프에서 시작하고자 하는 골프칼럼은 그래서 이론과 원리의 시각과 과학적인 골프의 논리가 아닌 다양한 인문학적인 감성 스토리를 따뜻한 시각으로 써보려고 한다. 그동안 쓰지 않았던 인문학적 향기를 말이다.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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