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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감성 STORY>인문학 골프 스코어가 중요한 이유

입력 : 2022-01-13 수정 : 2022-01-15 오후 4:09:00 기자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게티이미지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골프 코스에 피어 있는 ‘가우라 꽃’을 본적이 있는가.

골퍼라면 클럽의 스펙, 라이 앵글, 헤드 스피드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골프라고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 토론을 하고 싶어 하는 열정적인 지인들이 있다. 그는 골프를 잘 하기 위한 것이라면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날 라운드가 맘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연습장을 찾아가 그 의혹이 풀릴 때까지 연습에 연구를 한다. 클럽의 종류와 다양한 샤프트 스펙과 라이 앵글까지 바꿔 가면서 골프 목표에 도달하고자 한다. 자기에게 꼭 맞는 클럽을 찾기 위해 수없이 피팅까지 한다. 그런 그가 싱글 스코어를 하는 날이면 전화를 걸어 자랑과 함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내비친다.

그러나 필자는 싱글 스코어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다름 아닌 ‘인문학 싱글 스코어’를 실현할 때까지는 어림없다고 말한다. 코스 주변에 피어있는 꽃과 나무 그리고 하늘을 몇 번 쳐다보고 감상했는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골프장에서 본 동물과 식물에 대해서 묻고 그 꽃의 이름과 특징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그러자 그는 가우라 꽃을 봤는데 너무도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둘러대는 거 아니냐고 하자 찍은 사진을 보내면서 ‘바늘꽃’이라고도 한다고 답변해 왔다. 사실 가우라 꽃이라고 해서 일본 말인 줄 알았는데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6월에서 10월까지 피는 꽃모양이 나비를 닮았다고 해서 나비 ‘접(蝶)’자를 붙여 홍접초, 백접초로도 불린다. 가우라의 꽃말은 ‘섹시한 여인’, ‘떠나간 이를 그리워함’이다. 특히 바늘처럼 피는 꽃과 색이 정갈하게 한복을 차려입고 바느질을 하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그날은 그의 싱글 스코어를 인정해줬다.

필자가 유독 ‘인문학 골프 스코어’에 집착하는 것은 누구를 골탕을 먹이려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골프장에 가서 골프공과 그린 핀과 홀, 스코어 카드만 보고 오는 골퍼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 즉 자연의 행복을 주고자 함이다.


[사진 Gettyimages]

골프코스를 걷다가 보면 유난히 솔방울이 많이 달린 소나무를 발견하게 된다. 그냥 스쳐 가면 소나무이지만 왜 솔방울이 많이 열렸을까를 생각하면 소중한 생명으로 부활한다. 솔방울이 많이 열린다는 것은 소나무가 병들어 있다는 것이고 더 많은 종(種) 번식을 위해서 씨앗을 많이 날리려는 마지막 몸부림인 것이다.

우리 인간도 종족 보존을 위한 본능은 자연과 닮아 있다. 이상의 날개에서 주인공 ‘나’는 아내가 주는 돈을 모아서 아이러니하게도 아내와 한번 잠을 자는 것을 꿈꾼다. 이 같은 이면에는 폐병으로 곧 죽을 것을 알기에 본능적으로 종족번식을 위해 더 아내를 원하고 있음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골프코스 해저드에 피는 연꽃은 절대 낮에 꽃잎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연잎으로 가려 꽃을 떨어뜨린다. ‘왕립자연과학 학회지’ 발표에 따르면 병아리들이 고통을 받으면 엄마 닭의 심장 박동이 높아지는 등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자연은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움직이고 숨 쉬고 있음에 대한 방증이다. 그런 자연에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만큼 허무한 골프장 라운드는 없다.

조한창 스타휴 골프장 전 회장은 “골프장에 있으면서도 맨발로 잔디 한 번 밟아보지 못한 것이 아쉽고 부끄럽다”면서 그동안 건조하게 산 것에 대한 회한을 이야기 했다. 잔디의 자연감 보다는, 세포아 풀이 생겼는지, 잔디가 병들었는지에 대한 생각과 시선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야 먼 거리서 보니 골프장의 풍경은 가장 아늑하고 위로를 주던 고향 같은 풍경이었다”고 말했다.

레도나르도 다 빈치는 “관찰이 전부다.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하라. 그리고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에서 배우라”고 했다. 우리 골퍼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골프장에서 가우라 꽃 하나만 보고 온다면 당신은 이미 ‘인문학 싱글 골퍼’다.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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