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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1세대 레전드' 한희원 "골프보다 육아가 더 어려워요"

입력 : 2022-06-13 수정 : 2022-06-13 오후 5:39:00김현서 기자

한희원 해설위원.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모두 활동하면서 평생에 한 번, 오직 신인 때만 기회가 주어지는 신인왕에 오를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그러나 한희원은 1998년 프로 데뷔 후 일본(1999년)을 거쳐 미국(2001년)으로 건너가 활동하면서 그 어렵다는 일을 해냈다. 그것도 최초로.

한희원은 화려하진 않지만, 누구보다 믿음직스러운 묵묵한 발걸음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과 함께 LPGA 1세대 골퍼로 한 시대를 풍미하면서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LPGA 투어 도전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2003년 12월, 야구선수 출신 손혁(현 한화이글스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과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2007년 외아들(손대일)을 낳은 뒤 결혼과 투어 생활을 병행한 '최초의 엄마 골퍼'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희원은 2014년 은퇴 전까지 프로 통산 8승(LPGA 6승, JLPGA 2승)을 거뒀다.

LPGA 투어 1세대 골퍼로 맹활약했던 레전드. 은퇴 뒤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로 살다 기품 있고 해박한 지식을 전하는 해설위원으로 돌아온 한희원을 만나 그의 골프 인생과 근황을 들어봤다.

"2014년에 은퇴하고 난 뒤 3년 정도는 미국에서 살았죠. 그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육아에만 집중하다가 2017년에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왔어요. 해설위원 활동은 마침 JTBC골프에서 해설위원 제의를 해오면서 운 좋게 시작하게 된 거죠.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어요."

겸손한 말과는 달리 등장과 동시에 해설위원 한희원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귀에 꽂히는 정확한 발음과 낭랑한 목소리 여기에 오랜 LPGA 투어 활동을 통한 경험이 녹아있는 살아있는 해설은 시청자들에게 해설위원 한희원의 존재를 깊이 각인시켰다.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인간적인 해설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한때 메이저리그 중계를 맡았던 남편에게 해설 지도를 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을 하자 그는 "저희 부부는 서로 터치하지 않아요. 자신의 일은 각자 알아서 열심히 해요"라고 답하며 결혼 20년 차 다운 부부애(?)를 드러냈다.


2004년 LPGA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 당시 모습(등신대)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한희원 해설위원.

누구보다 꾸준함이 돋보였던 선수였기에 30대 중반에 필드를 떠난 아쉬움은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러나 한희원 위원은 단호하게 'NO'를 외쳤다. "전혀 아쉽지 않아요. 선수 시절에 정말 열심히 뛰었거든요. 물론 많은 분이 '메이저 우승을 못해서 아쉽지 않느냐'고 질문을 하시는데, 제가 메이저 우승까지의 실력은 모자랐다고 생각해요."

한희원 위원은 2004년, 한국 선수로는 첫 주부 골퍼 우승자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결혼 이후 우승이 없었던 그는 '결혼 후 부진을 겪고 있다' '슬럼프다' 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들어 올린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컵은 부정적인 여론을 단번에 잠재우는 통쾌한 한 방이었다.

"결혼 후 처음으로 한 우승이어서 더 기억에 남아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일찍 결혼한 편이라 당시 주위 분들한테 '투어 생활을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라는 쓴소리를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그때 그런 이야기에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인지 세이프웨이 클래식 우승은 다른 때보다 더 눈물 날 정도로 감격스럽더라고요."

은퇴 후 벌써 8년.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후배들의 경기를 해설하는 해설위원으로 사는 그는 지금도 현역 시절 못지않게 눈코 뜰 새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듯 했다. 골프와 육아 중에 어떤 것이 더 어렵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육아"라고 답했다.

"예전에는 골프가 되게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육아가 더 힘든 것 같아요. 골프는 힘들어도 혼자서 감당하면 되는데, 아이는 제 마음대로 안 되잖아요. 저도 엄마는 처음이니까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아이한테 '나도 엄마가 처음이니까 이해해 달라'고 얘기해요."

한희원 위원의 가족은 스포츠패밀리로 유명하다. 아버지 한영관 씨는 고려대 야구선수로 활약한 뒤 현재 리틀야구연맹 회장직을 맡고 있다. 남편 역시 프로야구 선수를 거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구단 지휘봉까지 잡았던 스포츠인이다. 그러나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된 아들 대일 군은 운동선수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와 야구 등 여러 운동을 시켰어요. 그때는 곧 잘했는데, 커서는 본인이 운동은 하기 싫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제가 보기에도 운동에 소질이 많지 않은 것 같고요. 지금 운동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기도 해서 운동은 안 시키려고 해요." 그러나 한희원 위원과 달리 손혁 전 감독은 크게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한희원 해설위원.

오랜만에 인터뷰에 나선 한희원 위원은 마지막 인사로 후배들을 위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골프인으로서 골프의 인기가 높아진 최근의 상황이 굉장히 반갑고 기뻐요.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향해서도 응원 많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선수들이 경기를 잘할 때도 있지만, 부족할 때도 있어요. 사람이라 매번 잘할 수만은 없잖아요.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어요."

따뜻한 울림이 담긴 목소리로 후배들을 응원하는 한희원 위원의 모습에서 레전드 특유의 기품이 느껴졌다.

김현서 기자 kim.hyun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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