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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감성 STORY> 리벤지 데이를(revenge day) 아시나요?

입력 : 2022-06-16 수정 : 2022-06-16 오전 9:59:00 기자

박민지가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시상식에서 그린키퍼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이종현]

우리의 삶은 늘 익숙한 것으로 회귀하려는 습관이 있다. 새로움은 늘 낯설고 불편하고 또 실패 할 수 있어서다. 늘 익숙한 것에 물들어 살다보면 소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그것이 당연한 것이 된다. 그래서 익숙함 보다는 많은 변화를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얼마 전, 설해원 권시목 이사로부터 두 장의 사진을 받았다. 아주 놀랍고 감동스러운 사진이었다. 이 사진을 지인께 보여줬다. 그는 ‘그냥 사진이네’하고 지나쳤다. 그러나 필자는 오래전부터 꿈꾸고 생각해온 것이 있어 이 사진 한 장에서 시선이 그대로 멈춰있었다.

다름 아닌 2022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시상식에서 우승자 박민지가 이곳 골프장 그린키퍼와의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다. 마치 “그대들이 있어 우승했습니다”라는 표정으로 함께 했다. 사실 그랬다. 이 사진이 뭐 그리 시선을 끌 만큼 강렬 하느냐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코스관리부의 수고와 고마움을 우승자가 대신해주고 있는 사진 때문에 의미가 크다. 더군다나 공식행사 식순에 정식으로 넣어서 심심한 감사를 표했기에 새로웠다.

생각해보자. 우린 골프장에 가서 코스잔디가 나쁘거나, 그린이 느리거나하면 “코스관리를 어떻게 해놓은 거냐?”며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코스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비용을 주지 않아서, 비나, 눈이 많이 와서, 임원과 오너의 입맛대로 관리하다 보면 나빠지기 일쑤다. 대회 때는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대회를 위해 밤잠을 설쳐가면서 관리한다. 대회가 잘 끝나면 당연한 것이고 코스상태가 엉망이면 책임지고 그만둬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린다. 이번 대회 코스관리를 맡은 이철규 소장은 대회를 끝낸 뒤 “정말 힘들고 고생했지만 보람을 느낀다”면서 “특히 박민지 프로가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좋은 코스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고 이야기 할 때는 가슴 뭉클했다”고 토로했다.


그린을 관리하는 그린키퍼. [사진 이종현]

늘 공은 없고 과만 있는 것이 코스관리부이다. 늘 상은 없고 벌만 있는 것이 그린키퍼이다. 그러면서도 골프장의 꽃은 코스관리부라고 말들을 한다. 그런데도 그동안 국내 대회나 행사를 치르고 나서 코스관리부 직원들에 대한 감사 멘트를 들어 본적이 없다. 보통 좋은 코스를 만들어 주신 골프장 회장님과 대표 및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말해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그린키퍼의 노고를 각별하게 만들어 줘 의미가 깊다.

미국에서는 일 년에 하루를 정해 골프장에서 리벤지 데이(revenge day) 행사를 한다. 신홍균 박사에 따르면 “리벤지 데이는 특정한 날 하루를 정하여 그린키퍼들이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내장객들을 골탕 먹이는 말 그대로 ‘그린키퍼 복수의 날’이라”는 것이다. 그린스피드를 2.0으로 깎거나 중간에 그린을 덜 깎아 골퍼를 골탕을 먹이기도 한다. 그린에 의자나 모자 등을 놓아서 돌아가게 하든가, 퍼트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골퍼에게 물을 뿌린다든가 하는 말 그대로 골퍼에게 복수하는 날이다. 이 같은 행사는 일 년에 한 번 만이라고 그린키퍼의 노고와 그들이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서 얼마나 땀을 흘리는지 생각해 보는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 너무 무심하게 지나쳤다. 티샷 할 때 오토바이 소리 내고 가면 불만만 토로했지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탓이다.


야간에도 코스를 관리하는 그린키퍼. [사진 이종현]

가수 조용필 선배는 80년대 일본 방송에 출연했을 때 함께 간 국내 가수들에게 도시락을 차별해서 주자 “나랑 똑같은 도시락을 주라. 그렇지 않으면 방송 안 하겠다”며 후배를 챙겼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렇게 후배를 챙기고 일본에서 차별받지 않게 했기에 지금의 조용필, 존경받는 가왕이 될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내 골프장에서도 일 년에 한 번 코스관리부를 위한 ‘리벤지 데이’를 만들어 이들의 노고와 고마움을 표하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골프장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돈만 벌려는 상업적 욕구로 가득 찬 곳으로 골퍼들이 말하고 있다.

윌리엄 워즈워드는 “좋은 사람의 삶은 사소하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잊힌 친절과 사랑의 행동들로 대부분 채워진다”고 했다. 아주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것이 채워지면 사랑이 되고 존경이 된다.

제임스 오스틴 역시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고 했다. 국내 골프장 관계자들이 한 번씩 곱씹어 볼 내용이다. 그리고 이번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시상식서 보여준 “그대 들이 있어서 우승했습니다. 감사 합니다”라는 내용을 보여준 박민지, 그리고 주최 측과 이를 생각해 낸 권시목 이사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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