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 김민규(21)가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3억5천만원)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김민규는 26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4언더파가 된 김민규는 조민규(34)와 3개 홀 연장전을 치른 끝에 16번 홀(파3) 파, 17번 홀(파4) 보기, 18번 홀(파5) 버디로 파, 파, 더블보기를 기록한 조민규를 1타 차로 눌렀다.

2언더파 공동 7위로 출발한 김민규는 전반에 버디 2개로 2타를 줄인데 이어 후반에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지켜내 연장전까지 합류했다. 최종 18번 홀(파5)에서 티샷 실수에 이은 두 번째, 세 번째 샷 실수로 다 잡은 우승을 놓치는 듯 보였지만 5온, 1퍼트 보기를 기록하며 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그 순간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17번 홀까지 5언더파 선두였던 이형준(30)이 18번 홀의 티샷 OB로 무너진 것. 먼저 경기를 마친 김민규는 마지막 홀 파로 4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조민규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김민규와 조민규는 16번 홀(파3)을 파로 비겼고, 17번 홀(파4)에서는 김민규가 보기를 기록해 조민규가 1타 앞서기 시작했다.승부가 갈린 18번 홀에서는 조민규의 티샷이 왼쪽, 김민규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치우치며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양상이 이어졌다.

김민규는 두 번째 샷을 홀 오른쪽 러프로 보냈고, 조민규는 레이업 후 시도한 세 번째 샷이 홀 근처 러프에 놓였다. 조민규는 약 5ｍ 정도의 파 퍼트를 놓친 반면 김민규는 약 2ｍ 정도 되는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순식간에 1타 차 역전승을 확정했다.우승 상금은 4억 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이다. 김민규와 조민규는 이 대회 1, 2위 선수에게 주는 7월 디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민규는 37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김민규는 대한민국 골프계의 미래 희망으로 불렸다. 2015년 역대 최연소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김민규는 17세였던 2018년에 유럽 3부 투어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프로로 데뷔한 뒤에는 2020년 7월 군산CC오픈, 지난해 10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마지막 홀의 통한의 OB로 더블보기를 적어낸 이형준은 저린 토드(미국)와 함께 3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준석은 한때 공동 선두에 오르며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부풀렸지만 2언더파 단독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천안=김현서 기자 기자 kim.hyun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