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골프 감성 STORY> 골퍼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입력 : 2022-11-25 수정 : 2022-11-25 오후 12:13:00 기자

[사진 이종현]

다음 주부터는 날씨가 급강하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11월 말인 지금까지 참 따듯하게 골프를 쳤다. 예년보다 따듯하게 라운드했다는 것을 온도계의 숫자가 영하를 가리켜야만 실감한다. 그리고 그 좋은 날씨 속에 라운드한 것이 행복이었음을 안다.

좋은 날씨가 항상 이어지면 당연한 줄 안다. 하지만 비가 오고 바람 불고 난 뒤의 햇살이 얼마나 아름답게 가슴에 와 눈부시게 부딪치는지를 그때야 안다.

골퍼에게 묻는다. 왜 골프를 치느냐고. 십중팔구는 “자연이 좋아서, 나 자신과의 싸움이며 심판이 없어서....” 뭐 이런 그럴듯한 답들이 쏟아진다. 아이돌 그룹 슈퍼 주니어 멤버 이특은 필드를 걷다가 “골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모든 걸 무장해제 시켜요. 그냥 좋아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맞다. 우리가 골프를 치는 이유는 바로 행복해 지고 싶어서이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말만큼 관념적이고 어떤 사물로 그 크기와 형태를 설명하거나 입증할 수가 없다. 또한 행복과 물욕은 마치 인간이 추구하는 최상의 목표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 행복해지려고 골프를 친다는 말은 이특의 말처럼 머릿속의 모든 번뇌와 긴장감들을 무장해제시키기 위함이며 이것이 곧 비움일지 모른다.

일전에 강원도 횡성에 있는 대영알프스(旧 청우cc) 골프장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강의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딱 하나만 선택하라고 했다. 쉽지 않은 급작스런 질문에 누가 답할 수 있을까. 고요의 시간이 흐르던 중 캐디 한 분이 손을 들었다.

“방금 태어난 아이에게 첫 수유를 할 때가 가장 행복했고 지금도 잊지 못해요!”라고 자신에 차서 답했다. 순간 눈물이 핑 돌만큼 그의 진정성과 함께 누구나 경험하고 공감해서인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우린 그 질문에 맞는 그 큰 질량의 답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는 세상에 첫 눈을 뜬 아이에게 젖을 물릴 때가 지금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했다. 돈과 물욕이 내재된 내용의 답을 기대했는지도 몰라서인지 감동이 배가 됐다.


[사진 이종현]

사실 우리에겐 삶의 목적과 행복의 기준이, 지나치게 물질화되어 있다. 삶의 목표 역시 모든 것이 상대적 부와 빈곤을 비교해 가면서 스스로 쉽게 행복감을 찾지 못한다. 민주주의 맹점이자 사회주의가 민중에게 호소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골프만 해도 그렇다. 필드에 나온 것만으로도 행복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 자연에서 걸으며 대화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90타를 쳤다고 해서, 70타를 쳤다고 해서 행복의 질량을 부등호로 가를 수는 없다. 90타를 치면 화가 나고 골프채를 부러트리려는 것은 과욕이다. 미국 골퍼의 3분의 2는 90타수를 못 치고 죽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린 왜 불행해야 할까.

2003년 닉 팔도는 미국프로골프(PGA)챔피언십을 앞두고 “메이저대회 연속 출장보다도 아내 출산이 더 특별하고 행복한 일”이라며 불참했다. 그 당시 닉 팔도는 65회 연속 메이저대회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2004년 박세리의 캐디 콜린 칸은 아내 출산을 이유로, 2009년 필 미켈슨은 아내의 암투 병으로 대회에 불참했다. 기록과 돈이 걸린 대회를 프로선수가 불참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물질우선주의는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사치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 비춰 경제적 성공은 행복의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정의했다.

오늘 골프장에서 몇 타를 쳤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귀에 스치는 산들바람과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행복이다. 골프가 왜 좋으냐는 질문에 “그냥 좋다”고 답하는 사람은 진정한 골퍼이다. 아주 잠시 인간들의 삶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생채기 나지 않으면서 저 숲을 바라볼 수 있으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그리고 코스에는 온갖 꽃과 식물이 색과 향기를 뿜어내며 자연과 조우하는 것을 볼 수 있어 행복이다. 여기에 덤으로 내가 날린 하얀 공이 핀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마음의 절정이 있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이종현 시인은…
골프전문기자 겸 칼럼니스트.
‘매혹, 골프라는’ 외에 골프 서적 10여권을 출간했다.
나도 한마디 ( )
0 / 300
중계안내
2022 PGA투어
QBE 슛아웃
1R12월 10일 새벽 3:00
2R12월 11일 새벽 3:30
FR12월 12일 새벽 3:00
기타대회
캐피탈 원 더 매치 :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VS 저스틴 토마스, 조던 스피스
1R12월 11일 오전 9:00
중계일정
스코어보드
  • LPGA
  • KPGA
  • PGA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 Lydia Ko -17
  • Leona Maguire -15
  • Anna Nordqvist -14
  • Georgia Hall -12
  • 이정은6 -12
  • Pajaree Anannarukarn -10
  • 김효주 -9
  • Brooke M. Henderson -9
  • Gemma Dryburgh -9
  • Celine Boutier -8
JTBC GOLF Mobile App.
24시간 온에어, 골프 뉴스, 레슨 등
내 손안에 펼쳐지는 JTBC골프 모바일 서비스
새창:JTBCGOLF Google play 새창:JTBCGOLF App Store
JTBC GOLF'S EV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