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DP월드)투어 인베스텍 남아공오픈(총상금 150만 달러)이 역대 골프 대회 사상 불가능의 벽으로 여겨졌던 8천 야드 벽을 깼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블레어아톨 골프&승마장은 2일(한국시간) 대회 1라운드를 전반 파37에 후반 파35를 합쳐 파72에 8161야드로 치렀다.

웬만한 파5 홀은 600야드가 넘는 세팅을 과시했다. 지난 2014년 츠웨인오픈이 열렸던 남아공 프레토리아의 코퍼리프골프&컨트리이스테이트의 7963야드보다도 198야드가 더 길어졌다.

18개 홀 중에 가장 긴 홀은 파5 13번 홀로 650야드에 이른다. 나머지 파5 홀들도 636, 606, 641야드고 마지막 홀이 그나마 짧아 568야드다. 가장 짧은 파3 홀은 17번 홀의 197야드이며 나머지는 207, 243, 235, 233야드로 대부분 200야드를 넘겼다.

게리 플레이어가 설계한 이 코스는 크로커다일 강을 흐르는 평지에 놓여 있다. 두 코스 모두 해발 고도 1750~1900미터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 밀도가 적어 비거리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처럼 무시무시한 전장이 나오게 됐다.

선두로 마친 로렌스. [사진=DP월드투어]

하지만 1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은 긴 전장에 아랑곳 않고 언더파를 쑥쑥 뽑아냈다. 트리스톤 로렌스(남아공)는 버디 9개에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쳐서 한 타차 선두로 마쳤다.

경기를 마친 로렌스는 “홀은 길지만 내 경기에는 잘 맞는다”면서 “파5 홀에서 많은 버디를 잡아냈다”고 말했다. 마티 슈미트(독일)는 600야드가 넘는 파5 홀에서만 이글을 3개나 잡고 6언더파 66타를 쳐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156명이 출전한 가운데 언더파가 88명이나 된다. 골프 대회 사상 처음으로 8천야드 전장을 넘겼으나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장타자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랜든 스톤은 “코스는 짐승같은 데 길게 치는 테스트가 될 것”이라면서 “바람이 불면 코스는 더욱 험난해진다”고 말했다.




역대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긴 전장은 지난해 PGA챔피언십을 치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 키아와아일랜드 오션 코스로 파72 7876야드였다. 그 뒤를 US오픈 개최지인 체임버스베이, 에린힐스가 각각 7800야드 벽을 깬 바 있다.

하지만 8천야드는 불가능의 영역이었다. 해발고도가 높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라서 가능하다. 역대 프로 대회 전장이 길었던 톱10 코스 중에 5개 코스를 남아공이 보유하고 있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