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가 내년에 38개 대회에 올해보다 1억3천만 엔(12억원)이 늘어난 총상금 44억3천만 엔(431억원)규모로 개최된다.

JLPGA는 20일 2023년 일정을 발표하면서 2부 리그와 시니어투어 합쳐서 역대 최고인 상금 50억엔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내년 역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에 가산점을 주는 등 미국 투어 진출을 적극 장려하는 것이 내년 스케줄의 핵심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3년전부터 일종의 ‘쇄국정책’을 펴고 있다. LPGA투어 출전 기회를 축소하거나 지난 10월처럼 BMW레이디스가 열리는 주에 국내 대회를 열어 국내 선수들의 출전을 원천 방어한다. 그 탓인지 몰라도 올해 LPGA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4승에 그쳤다.

하지만 JLPGA는 내년에도 자국 선수의 해외 큰 무대 진출 증대에 포인트를 둔다. 올해부터 LPGA투어와 중복되는 기간의 JLPGA투어 출전은 1경기에서 2경기로 늘어났다. 한 선수가 연달아 미국 투어를 출전할 수 있는 만큼 미국 대회에 초청받으면 적극적으로 나가는 분위기가 선수들 사이에 형성됐다.

내년 JLPGA는 역대 최고액으로 열린다. [사진=JLPGA홈페이지]

또한 시즌 중에 LPGA투어를 우승하면 즉시 국제 투어 등록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 투어와 일정이 중복되는 미국 투어에 3경기 이상 출전할 수도 있다.

상금 랭킹을 바탕으로 정하던 출전권이나 리랭킹의 근거도 올해처럼 메르세데스 랭킹에 두었다. 포인트 배점에서 LPGA투어 진출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예컨대 JLPGA메이저에서 우승하면 포인트 400점을 주지만 미국 메이저 우승은 2배인 800점을 준다. JLPGA의 3라운드 대회는 우승하면 200점, 4라운드 대회는 300점을 준다.

결국 일본의 3라운드 대회 우승보다 미국 메이저 우승이 4배나 높은 배점을 받도록 했다. 이는 하타오카 나사, 후루에 아야카 등의 일본 선수들의 LPGA투어 우승으로 돌아왔다.

내년 JLPGA 스케줄에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모든 대회가 그대로 열린다. 3월2일부터 매주 간격으로 대회가 열려 11월26일까지 거의 빠짐없이 대회가 이어진다. 또한 내년의 특징은 4일 대회가 늘었다는 점이다. 미국에 진출했을 때의 경쟁력을 얻기 위한 것이다.

요코하마타이어, 리조트트러스트레이디스, NEC가루이자와 등 5개의 대회는 상금액이 더 늘었다. 국내 투어가 발전하고 그것이 해외 투어로의 진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도 있다.


3억엔으로 최다 상금이 걸린 어스몬다민컵.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는 6월22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메이저가 아닌 어스몬다민컵으로 무려 3억엔(29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일본남자프로골프(JGTO)도 이 같은 해외 진출 적극 장려책을 쓰고 있다. 수년 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 출전 상금을 자국내 투어 상금과 연계시켜서 집계한다. 선수들이 자국 대회에 머물러 안주하지 말고 해외로 나가라는 의미를 담았다.

일본은 오랜 기간 자국 남녀투어의 편리함에 취해 안주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해외 경쟁력이 떨어졌다. 최근의 일본 투어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해외 투어로의 진출을 적극 권장하는 데서 생존책을 찾고 있는 듯하다. 국내 남녀투어가 참고할 만한 지점이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