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남화영의 KPGA 선수史 9] 은인자중 학구파 김영일

입력 : 2023-01-18 수정 : 2023-01-18 오전 6:10:00남화영 기자

은퇴 이후 교습가로 골프 선수를 육성하던 때의 김영일.

1971년 4월의 어느 봄날 어린이대공원 근처에 살던 중학생 소년이 당시 군자리 코스로 불린 서울컨트리클럽(CC)에서 열린 골프 대회를 우연히 지켜보게 된다. ‘제14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이라 불리는 대회에서 빨간 바지의 키 작고 야무진 한국인이 키 크고 우락부락한 미국, 대만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에 이르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였다.

마침 친척 중에 골프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소년은 작대기로 조그만 공을 쳐내는 골프라는 운동에 매료됐고 골프 선수가 되었으니 국내 6승을 쌓아올린 김영일이다. 클럽을 잡은 뒤 6년여 지난 78년10월26일 3번의 도전 끝에 24세에 프로 테스트를 통과해 회원 69번(TP 1978-0069)이 됐다.

80년대에는 국내에 대회가 얼마 없었던 터라 김영일은 아시아서키트를 통해 싱가포르, 일본 등에 열리는 대회를 수없이 돌아다녔다. 에서 김영일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프로 생활하면서 인도만 14번 다녀왔고 원없이 골프했지요.” 하지만 오래 많은 시합에 출전한다고 우승을 거두는 건 아니다. “골프 외에는 등산을 좋아했습니다. 불교신자가 아니었는데 집 근처 아차산을 등산하다가 사찰을 들러 우승을 달라고 불공을 드린 적도 많았지요.” 84년 한국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염세운 프로에게 진 것이 뼈아팠다.

1986년 일간스포츠 대회에서의 첫승. 왼쪽부터 김승학, 여자부 챔피언 정길자, 김영일, 한장상. [사진=KPGA]

애타게 기다리던 첫 승은 프로가 된 지 8년만인 86년 10월16일부터 나흘간 서울CC에서 열린 제3회 일간스포츠포카리오픈에서 달성했다. 첫날 3언더파에 이어 이틀째 5언더파를 쳐서 선두로 나섰고 이를 그대로 지켜서 6언더파 282타로 대만의 호밍충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당시 우승 상금만 2000만원 가까이 되는 빅 이벤트였다.

2년 뒤인 88년이 선수로서는 전성기였다. 관악CC에서 보험업계로는 처음 열린 동아생명오픈에서 5언더파로 최윤수에 한 타차 우승했고, 챔피언 시리즈에서 시즌 2승을 올렸다. 이듬해 팬텀오픈, 91년에는 SBS최강전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다시 5년 뒤인 96년 5월 관악(현재 리베라)CC에서 열린 포카리일간스포츠오픈에서 코리안투어 6승째를 달성했다.

김영일은 학구파 골퍼였다. 스코어를 줄이기보다는 최고의 스윙을 찾으려 노력했다. “당시 선수들은 비거리가 더 나는 드로우를 많이 쳤는데 저는 페이드볼을 선호했어요. 정확한 타깃 골프를 하고 싶었죠. 아시아서키트에 나가서 외국 선수들의 스윙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당시에 그렉 노먼(호주), 페인 스튜어트(미국), 토드 해밀턴(잉글랜드) 등의 스윙을 보면서 그들을 따르려 노력했다. 그들과는 드라이버 비거리에서부터 차이가 났지만 김영일은 숏게임을 수련했다. 그것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 있었다.


동아생명오픈에서 2승째를 거두던 때 우승 세리머니.

“외국엔 정말 많이 다녔죠. 남들은 쉬고 있어도 땡볕에 나가 샷을 다듬곤 했으니까요. 그렇게 하다 보니 94년부터 2년여는 몸이 안 좋아 투어를 거의 쉬다시피 했습니다. 투어 생활 18년째에 올렸던 96년의 포카리스웨트오픈 우승을 마지막으로 떠날 때가 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창 나이였지만 그는 은퇴와 더불어 교습으로 방향을 잡았다.

처음에는 김승학골프매니지먼트(KGM)에 들어가 US아마추어선수권 2위를 한 유망주였던 김성윤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무대에서 성공시키는 일에 몰두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김영일이 가르친 남녀 프로 선수들은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는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고 조용히 은인자중하면서 후배를 키웠다. 진중하지만 장인 정신이 배인 그의 골프 철학은 기억에 남는다.

“골프 선수는 골프장에 있을 때에만 빛이 나는 법이다. 결국에는 정신적인 면이 중요하니 프로 의식을 가지고 게임에 임해야 한다. 플레이와 자기관리, 스폰서 기업에 보답하고 기여하는 의무감까지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
나도 한마디 ( )
0 / 300
중계안내
2023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1R1월 26일 새벽 4:00
2R1월 27일 새벽 4:00
3R1월 28일 새벽 4:00
FR1월 29일 새벽 4:00
2023 PGA투어
AT&T 페블 비치 프로암
1R2월 3일 새벽 2:00
2R2월 4일 새벽 2:00
3R2월 5일 새벽 3:00
FR2월 6일 새벽 3:00
중계일정
스코어보드
  • LPGA
  • KPGA
  • PGA투어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 Brooke M. Henderson -16
  • Maja Stark -12
  • Charley Hull -12
  • Nelly Korda -11
  • Nasa Hataoka -9
  • Paula Reto -8
  • Yuka Saso -8
  • Gaby Lopez -8
  • Leona Maguire -6
  • Ashleigh Buhai -6
JTBC GOLF Mobile App.
24시간 온에어, 골프 뉴스, 레슨 등
내 손안에 펼쳐지는 JTBC골프 모바일 서비스
새창:JTBCGOLF Google play 새창:JTBCGOLF App Store
JTBC GOLF'S EV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