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서 나란히 컷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긴 김주형(21)과 임성재(25)가 이번 아메리칸익스프레스(총상금 800만 달러) 2라운드에서는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려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이들 코리안 듀오는 맹타를 퍼부으며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대회 첫날 64위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김주형의 선전이 눈부셨다.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파72, 7147야드) 10번 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주형은 첫 홀부터 버디와 이글, 버디를 연속으로 잡으며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15번과 16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는내는 등 전반 9홀에서만 6타를 줄였다. 후반 9홀에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추가하며 2라운드에서만 10타를 줄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중간 합계 13언더파 131타를 기록하며 전날 64위에서 공동 3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경기를 마친 김주형은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면서 “그동안 퍼트가 정말 아쉬웠는데 오늘은 샷 감각도 좋고 특히 퍼트감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주형은 “소니오픈에 이어 어제까지도 퍼트감이 좋지 않았다. 스트로크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홀이 너무 작게 보였다”면서 “오늘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그랬더니 그린에서 조금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온전히 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것이 차이를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주형은 “(새로운 마음가짐을 위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간 아주 좋은 경기를 해왔다. 다만 몇 가지가 내가 생각한 대로 안 됐던 것뿐이다. 다시 자신감을 찾았고 남은 두 라운드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 7187야드)에서 경기를 치른 임성재 역시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2라운드 합계 13언더파 131타가 된 임성재는 김주형, 제이슨 데이(호주), J.T 포스턴(미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며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임성재는 “초반에 이글도 나오고 좋은 흐름을 탔는데 9번 홀에서 스리 퍼트를 하는 바람에 분위기가 좋지 않게 후반으로 넘어갔다. 그래도 최대한 스코어를 줄여야 남은 3~4라운드가 편하기 때문에 최대한 경기에 집중했다”고 2라운드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임성재는 “남은 라운드도 오늘처럼 플레이하면 좋겠지만 일단 최대한 실수하지 않는 것이 이곳에서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면서 “버디 잡을 수 있는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최대한 버디를 많이 기록하는 것이 이 코스에서 필요한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1∼3라운드를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와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 라킨타컨트리클럽(파72, 7060야드) 등 세 곳을 돌며 치르고 컷 탈락 선수들을 가려낸다. 마지막 4라운드는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에서 진행한다.

대회 선두는 18언더파 126타의 데이비스 톰프슨(미국)이다. 임성재와 김주형 등에 5타를 앞서 있다. 2위는 16언더파 128타의 욘 람(스페인)이다.

지난주 소니오픈 우승자 김시우(28)도 순위를 많이 끌어올렸다.

전날 공동 85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김시우는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고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 공동 14위로 올라섰다.

이경훈(32)은 4언더파 140타로 80위대, 노승열(32)과 안병훈(32)은 3언더파 141타로 100위권 밖이다.

김성현(25)은 1언더파 143타, 강성훈(36)은 2오버파 146타를 각각 기록했다.

이 대회 2라운드 재방송은 JTBC골프를 통해 21일 오후 2시부터 시청할 수 있다. 3라운드 경기는 JTBC골프&스포츠에서 22일 새벽 4시부터 생중계한다.


고형승 기자 koh.hyungse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