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이 나오면 웬만한 축제 이상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젠 특급 대회로 성장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에서 올해 또한번 광란을 일으킬 홀인원이 나올 지 주목된다.

지난해 WM 피닉스 오픈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의 시그니처 홀, 16번 홀에선 두 차례나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16번 홀은 홀 주변에 거대한 스탠드가 둘러싸여 2만여명의 많은 갤러리들이 환호하고 때론 야유를 퍼붓는 곳으로 유명하다. 로마시대의 검투장을 연상시켜 '콜로세움'으로도 불린다. 여기서 두 차례 홀인원이 나왔다.

지난해 이 대회 첫 16번 홀 홀인원은 3라운드에서 나왔다. 샘 라이더(미국)가 124야드로 세팅된 16번 홀에서 54도 웨지로 티샷을 했다. 이 공은 핀 오른쪽 지점에 떨어지고서 그대로 홀로 들어갔다. 2015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이후 7년 만에 이 홀에서 나온 홀인원이었다. 라이더는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고, 2만여 명의 갤러리들은 코스를 향해 맥주캔, 물병 등을 던지면서 환호했다. 수백개의 캔과 병, 컵 등을 치우느라 경기는 15분 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라이더는 경기 후 "(경기가 끝나고서도) 일종의 아드네날린이 솟구쳐 올라있었다. 꽤 대단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서 최종 라운드 16번 홀에서 또한번 홀인원이 나왔다. 이번엔 카를로스 오티즈(멕시코)가 178야드로 세팅된 이 홀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갤러리들은 전날 라이더가 홀인원한 것보다 더 많은 맥주캔과 물병을 코스에 던졌고,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오티즈도 크게 기뻐하면서, 홀에 들어간 공을 갤러리를 향해 던져 화답했다.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역대 이 대회 16번 홀에서 지난해까지 11차례 홀인원을 기록했다. '골프 해방구'로 명성이 자자한 WM 피닉스 오픈 16번 홀에서 올해 또한번 어떤 스토리들이 만들어질까. JTBC골프&스포츠가 이 대회 1라운드를 10일 0시부터 생중계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