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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골프 여제 박인비'를 만든 남자 남기협

입력 : 2023-03-29 수정 : 2023-03-29 오전 11:24:00김현서 기자

남기협.

“남기협의 장점은 늘 자신보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이다(인생 선배로 젊은 여자들에게 당부 하나 한다면 외모나 능력보다는 이런 남자를 택하기를 권한다).”

‘골프 레슨의 대가’ 임진한이 자신의 책 <임진한의 터닝포인트-사람人레슨>에서 남기협을 이렇게 설명했다.


임진한의 말 그대로였다. 자기소개를 해달라는 말에 남기협은 자신의 개인 일정임에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저는 박인비 선수의 남편이자 코치인 남기협입니다”라며 사랑꾼 면모를 물씬 드러냈다. 게다가 중간에 인터뷰 일정이 꼬여 쉴 틈 없는 강행군에도 그는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마지막 질문까지 차분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러고는 ‘수고하셨습니다’라며 먼저 고개를 숙여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박인비에 관한 질문이 나오면 아내에게 피해가 갈까 봐 ‘정중히 거절’하기도 했지만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면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답했다. ‘박인비 남편’ 말고 골프 여제의 코치로, 남기협이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


-죄송합니다. 일정이 조금 꼬였는데요.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이런 촬영이 처음이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하하하”

-표정이 정말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은데요? 골프 여제의 코치로서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고 들었습니다. (남기협은 28일 첫 방송한 ‘JTBC골프 레슨 스튜디오'에서 뉴페이스 특급 레스너로 출연해 아마추어 골퍼에게 실전에 도움이 되는 핵심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네. 하하하. 저와 박인비 선수가 LPGA 투어 중계 방송사인 JTBC골프 채널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에게 노하우를 알려드리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아내가 비밀이라고 했던 부분까지 공유하려고 합니다. 하하하.”

-레슨 주제를 맛보기로 살짝 알려준다면요?

“첫 번째 주제는 ‘공을 어떻게 하면 찰지게 칠 수 있을까?’인데요. 찰진 앰팩트를 만드는 팁을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벌써 궁금한데요. 맛보기는 이게 다인가요?

“네. ‘JTBC골프 레슨 스튜디오’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하하하”

-프로 골퍼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교습가로 전향한 이유가 있었나요? (남기협은 2011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프로 자격을 취득한 뒤 2007년과 2008년 2년간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했다.)

“2007년부터 한 2년 정도 프로 선수 생활을 했는데요. (박)인비를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코치의 길로 들어선 거 같아요. (코치가 되기 위해) 따로 준비한 건 없었어요”

-박인비 선수를 지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골프 선수와 코치는 서로 믿음이 있어야 하거든요. 선수가 코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굉장히 힘듭니다. 2011년부터 인비와 다니기 시작했는데 처음에 제가 레슨할 때 아내가 화를 막 내는 거예요”


-왜요?

“그때 아내가 약간 우측으로 푸시(볼이 목표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휘어나가는 것)나는 병이 있었어요. 그 부분을 고쳐야 하니까 제 나름대로 연구해서 알려줬어요. 그런데 아내가 ‘이거 하면 더 터지지 않느냐, 더 우측으로 가는 거 아니냐’면서 막 화를 내는 거예요. 그래도 저는 과감하게 하라고 했더니 아내가 화난 상태에서 샷을 했는데 그게 딱 먹힌 거예요. 푸시가 나던 게 갑자기 드로(볼이 목표 지점으로 감겨 들어가는 것)가 되는 거예요. 그때부터 아내가 저에 대한 믿음이 생겨서 이후에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박인비 선수가 세계적인 골프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건 남 코치님 덕분이었네요?

“아뇨, 아뇨. (손사래) 물론 그건 아니고요. 다행히 그 다음 해부터는 성적이 잘 나와서... 하하하. 잘 풀렸죠. 선수와 코치의 합이 잘 맞아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싸운 적도 있나요?

“아뇨, 아뇨.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인비가 늘 배려해주니까 싸울 일이 없죠. 하하하”

-부러운데요? 아내가 아닌 선수 박인비는 어떤 사람인가요?

“제가 볼 때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톱 골퍼가 되기 위해선) 타고난 기질이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아내는 감각이 타고난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어떤 감각일까요?

“일단 퍼트 감각이 좋고요. 공이 정말 맞지 않을 때도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좋아요. 보통은 잘 맞아도 스코어 능력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박인비 선수는 다르더라고요. 그런 기질은 아무래도 타고난 게 아닐까 싶어요.”

-최고의 선수는 확실히 다르네요. 박인비 선수가 남편의 특별한 외출을 응원해주었겠죠?

“그럼요. 이것저것 알려주더라고요. 이왕이면 열심히 하라고도 했고요. 많은 응원을 받았습니다.”

-곧 있으면 2세가 태어난다고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하하하. 아내는 아기 나올 때가 다 돼서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습니다.”

-태교에 도움이 될 만한 노래도 불러주곤 하시나요?

“아직은요… 하하하. 좀 연구해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외출하셨는데 촬영 끝나고 뭐 하시나요?

“차 막히면 안 되니까 바로 집에 가야죠. 아내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하하하”



남기협의 모든 대답에는 배려와 다정함이 묻어났다. 그의 면면을 살펴보며 느낀 점은 남기협은 여제의 남자가 아니라 '여제를 만든 남자'라는 것이다. 책에서 임진한이 두 사람을 가리켜 '천생연분'이라고 표현한 건 그들 사이의 역학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묘사한 것이 아닐까.

김현서 기자 kim.hyun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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