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름 골프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야간 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올 여름 대중제 94곳을 포함해 136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레저백서 2023>에 따르면 야간 영업을 하는 골프장이 136개소로 18홀 이상 전체 402개소의 33.8%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야간 영업 골프장이 많은 것은 코로나19 특수를 맞아 골프 수요가 급증한 데다 썬크림을 바르지 않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고 그린피도 낮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올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값싸고 시원하게 즐기는 야간 골프가 알뜰 골퍼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중 대중제는 95개소로 전체 249개소의 38.2%에 달한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41개소로 153개소의 26.8%에 불과했다. 대중제는 수익성을 위해 야간 영업을 하지만 회원제는 잔디 훼손, 인력관리 어려움 등으로 영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지역별 야간골프 운영 골프장수 [자료=레저백서 2023]

지역 별로는 골프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됐다. 수도권에는 49개소로 가장 많았고 대중제가 33개소, 회원제가 16개소였다. 서천범 레저연구소장은 ‘수도권에 야간 영업 골프장이 많은 건 인구가 풍부하지만 골프장이 부족해 골프장이 추가 수입을 올리고, 골퍼들은 그린피가 주간보다 저렴하고 시원한 골프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봤다.

수도권 다음으로 대구, 경북이 대중제 17개소, 회원제 7개소 등 24개소로 두 번째로 많았다. 부산, 울산, 경남권은 23개소였다. 영남권 역시 골프수요가 풍부하다. 하지만 관광지인 제주도는 한 곳에 불과했고 자체 골프수요가 부족한 전북은 한 곳도 없었다.

전체 98개의 대중골프장 9홀 중에는 절반에 가까운 48곳이 야간영업을 한다. 밤의 9홀 야간영업은 골프장은 이용객수와 매출액이 증가하고 골퍼들은 덥지 않은 야간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캐디를 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으나 강원도 횡성의 벨라스톤컨트리클럽은 4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야간에 마샬캐디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벨라스톤은 마샬캐디를 통해 야간골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벨라스톤CC에 2만여명의 골퍼가 이용했고 매출액도 24억원에 달했다. 골프장의 6월 토요일 그린피가 주간에 최고 21만 9천원이지만 야간에는 12만 9천원이고 마샬캐디나 노캐디로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따라서 야간골프의 이용료는 주간에 비해 10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 골프장은 6월의 토요일 2부 그린피가 최고 28만원에 달하지만 야간에는 17만원이고 노캐디라서 이용료가 주간에 비해 13만원 정도 더 저렴했다.

서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골프장 그린피가 폭등하면서 골프 비용이 저렴하고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젊은 층과 여성 골퍼가 야간 골퍼를 선호한다”면서 “특히 야간영업은 무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골퍼들에게 환영받는다”고 말했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