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본격 시즌에 접어들면서 골프장에 ‘매크로 골프 예약(부킹)’이 여전히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밤 9시에 방송되는 JTBC골프의 시사이슈 프로그램 ‘클럽하우스’에서는 코로나19 기간 골퍼의 불만과 요구가 빗발친 끝에 올해 2월부터 시행되는 매크로 골프예약 방지법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말 골프장의 프라임 타임에 매크로를 통한 부킹 선점이 이뤄지는 실상과 대응책을 모색한다.

매크로 부킹이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골프장 티타임을 불법으로 대량 선점하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 코로나19 기간에는 급증한 골퍼로 인해 골프장의 부킹 예약창이 열리자마자 수초만에 티타임들이 마감되는 일이 빈번했다. 인간의 손동작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티타임 예약이 만연했고 이는 골퍼들의 항의와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기간 증가한 골프 라운드 수 [자료=골프장경영협회]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에는 골프장 예약과 관련된 민원이 2019년 94건, 2020년 216건, 2021년 610건으로 2년새 급격 증가했다. 그중 매크로 예약과 관련된 내용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경영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라운드 수는 4,170만 라운드에서 2021년까지 2년 사이에 무려 5,056만 라운드로 급증했다.

급기야 이용호 의원(국민의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이 지난 2023년1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예약한 골프장 이용권에 추가 금액을 붙인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고 올해 발효됐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예약의 폐해는 골프 뿐만 아니라 인기 가수의 공연이나 대학의 인기 강의 등 다수가 선착순으로 정해진 시간의 이용권을 거래하는 공연 및 스포츠, 레저 일상에 만연해 있다. 이에 따라 공연이나 관공서 등에서는 매크로를 통한 대량 이용권 선점, 판매에 대한 단속과 예방, 보안이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이뤄지곤 한다.

27일 JTBC골프 클럽하우스에는 매크로 부킹을 테마로 다룬다

개별 골프장은 전산화에 취약하고 이용자가 (인터넷)회원 등에 국한된다는 점 때문에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 또한 팬데믹이 지나면서 골프장 부킹에 다소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인해 매크로 부킹의 문제점은 축소됐다. 하지만 방지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주요 시간의 부킹이 인간의 속도로 부킹하기 어려운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여전히 수도권의 인기 골프장 주말 티타임은 부킹 예약창이 열리자마자 수분 내에 마감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동시에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업체들이 성황을 이룬다. 적극적인 매크로 방지와 문제 해결에 나서는 골프장은 소수에 그치는 실정이다.

‘클럽하우스’ 취재팀은 골프장의 부킹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법 시행 이후에 관련 규정에 신고나 적발 사례가 있는지를 살폈다. 또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업체들이 어떻게 법망을 피하고 있는지도 점검했다.


미주 중앙일보 장열 기자가 LA의 미국판 매크로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

올초 미국 LA에서는 로봇을 통한 티타임 재판매 사례가 현지 유수 방송사를 통해 공론화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 제작진은 미주 중앙일보와 JTBC LA특파원과의 공조 취재를 통해 일부 한인이 결부된 ‘미국판 매크로 부킹 사건’을 이해당사자들이 문제를 다루는지도 비교했다.

매크로 부킹 문제는 골프장과 골퍼 모두에게 추가로 사회적인 비용까지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골프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클럽하우스는 골프 산업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실상을 살피고 해법을 모색해본다. 매크로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이용호 의원과 함께 매크로 방지업체 전문가가 패널로 출연한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