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장에서는 혼자서 라운드할 수 있을까? 두 명도 회원제 골프장의 오랜 회원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 상식이다. 게다가 한국에서 캐디는 필수 아닌가.

퍼블릭 골프장에 2명 부킹은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2명이 가지만 원치 않는 조인 라운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굳이 우겨서 라운드한다고 해도 2명의 그린피에 카트피까지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2명이 치는 게 아니라 바가지 라운드가 된다. 외국에서는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특히 수도권에서는 언감생심이다.

혼자도 라운드할 수 있는 골프장이 모색되고 있다.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골프링크스는 지난달부터 혼자도 즐길 수 있는 솔로 골프를 운영한다. 이 골프장은 로봇캐디나 카트 없이 백을 메고 걸어서 라운드하는 선택의 문호를 열었다. 외국에서나 경험했던 골프의 경험을 하도록 프로그램으로 짜놨다.

파인비치 코스 전경

혼자나 2인이라도 터무니없는 추가 비용을 더 받지 않는다는 데 솔로 골프의 방점이 있다. 서울에서는 다소 멀다는 점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국내에서 드문 시도지만 의미 있다. 팀 구성이 부담스러운 골퍼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지난 6월 시범적으로 평일에 추가 비용 없이 진행한 데 이어 7월부터는 1주일 전 잔여 타임에 한하여 솔로 골프 체험이 가능하다.

골프장의 품질이 떨어지는 곳은 절대 아니다. 파인비치는 아시아태평양 50대 코스는 물론 대한민국 10대 코스에 항상 선정되는 국내 대표 씨사이드 코스다. 여름에도 온화한 기후 덕분에 푸른 바다와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코스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쾌적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2010년 가을 게리 로저 베어드와 데이비드 데일의 설계로 개장한 이 골프장은 바다 절벽을 가로질러 샷 하는 홀이 2개, 바다에 면한 그린을 향해 샷하는 홀이 6개에 바다를 접하는 홀이 12개에 이른다. 최근 JTBC골프 유튜브 채널 ‘전썰의 골프장’에서는 파인비치골프링크스의 주요 홀을 드론 영상으로 소개한다.


파인비치는 호텔도 있는 체류형 리조트 코스다

파인비치는 파인과 비치 18홀에 더해 오시아노 9홀 코스를 합쳐 총 27홀 구성을 갖췄다. 따라서 1박2일의 체류형 골프가 가능하다. 클럽하우스에서 이어진 호텔에는 바다 조망이 가능한 스위트 객실 6실과 일반 스탠더드 객실이 36실 포함하고 있다. 저녁이면 클럽하우스 주변으로 석양에 물들고 주말에는 트럼펫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최근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골캉스(골프+바캉스)’를 원하는 골퍼들을 위해 특별한 프로모션을 내놓았다. 7~8월 두 달간 주중에만 진행되는 ‘플러스원’ 프로모션은 4인 기준 팀당 1명이 무료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2~3인 출발시 전 일정 카트비 면제 혜택도 제공된다. 물론 파인비치호텔 숙박 상품을 예약한 경우에 한정된다.

한국 골프장은 코로나19의 호 시절을 지나 골퍼들이 감소하는 시기에 직면했다. 일년에 7만5천 내장객을 채우던 건 옛기억으로 남기도 새로운 골퍼들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무자비하게 오른 카트비에 캐디피 등 골프 비용으로 골프를 접는 골퍼도 주변에 제법 보인다. 한국 골프장도 이를 미리 대비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골프장이 늘어나야 한다.

남화영 기자 nam.hwa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