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남자 골퍼들의 이력서에 올림픽 메달을 추가할 기회가 다가왔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그들의 실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 포브스는 23일(한국시간) 올림픽 남자 골프 결과를 예상하는 해외 베팅 업체들의 배당률을 소개했다. 포브스는 "세계 톱3인 스코티 셰플러와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아일랜드)의 배당률이 낮게 형성됐다"고 전했다.

미국 베팅 업체 BetMGM의 배당률에 따르면 셰플러의 금메달 배당률은 +330, 쇼플리와 매킬로이의 배당률은 +600으로 책정됐다. 숫자가 낮을수록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셰플러에게 100달러를 베팅할 경우, 330달러를 받게 된다는 의미다.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1000, 루드빅 오베리(스웨덴)는 +1200, 존 람(스페인)은 +1400으로 뒤를 이었다.

6월 17일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60명이 출전하는 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는 8월 1일부터 4일까지 파리 외곽에 위치한 르 골프 내셔널의 앨버트로스 코스에서 열린다. 1990년에 개장한 이 코스는 파리 중심부에서 남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기앵쿠르에 위치해 있으며, 전장 7331야드의 파 72로 형성돼 있다. DP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이 열리는 장소로 유명하며, 2018년에는 라이더컵도 개최된 바 있다. 앨버트로스 코스는 빠른 그린과 넓은 페어웨이, 그리고 수많은 링크스 스타일의 벙커로 인해 톱 골퍼들에게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코스 신기록은 2005년 에두아르도 로메로(아르헨티나)가 세운 62타다.



한국 남자 대표로는 김주형과 안병훈이 출전한다. 특히 태극마크를 처음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는 김주형은 +4000의 배당률을 받았다. 60명의 출전자 중 15번째로 낮은 배당률이다. 김주형은 PGA 투어 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2승을 기록했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도 비교되는 선수로 이번 올림픽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김주형 역시 지난주 디 오픈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김주형은 “디 오픈이 끝나도 계속 스코틀랜드에서 머무르면서 올림픽 준비를 하려고 한다"면서 "어린 시절 나라를 대표해서 뛸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그리고 프랑스에서 경기하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부터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을 거치는 등 해외 곳곳을 떠도는 ‘노마드(nomad, 유목민)’ 생활을 했기 때문에 아마추어 시절에도 태극마크를 달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해 9월 DP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에 출전해 이미 올림픽 코스를 경험하고 왔을 정도로 간절하다. 김주형은 2016년 박인비의 금메달에 이은 두 번째 메달 사냥에 나선다.

김현서 기자 kim.hyun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