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까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6년간 후원한 괴짜 재벌 마에자와 유사쿠 조조타운 회장이 내년 일본골프투어기구(JGTO)에 2주간 열리는 4억엔(37억4592만원) 규모 마에자와컵을 신설했다.

JGTO가 18일 발표한 2025년 일본 남자 투어 일정에 따르면 마에자와컵은 내년 4월14일부터 2주간 치바현 무츠자와쵸의 MZ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상금으로는 올해 일본 남자투어 최고액인 내셔널 타이틀 일본오픈의 2억1천만엔보다 두 배 가까이 많고, 일본 여자투어의 최고액 대회 어스몬다민의 3억엔보다도 많다.

대회장이 골프광 마에자와가 소유한 MZ골프장이고 2주간 열린다는 게 주목된다. 14일부터 열흘간 대회는 프로암 참가권을 일반인에게 경매로 판매한다. 아마추어 참가권은 하루에 50팀의 프로암을 여는데 한 조에 100만 엔(936만원)부터 경매 금액이 올라간다. 희망자는 함께 라운드하고 싶은 프로를 지명하여 입찰한다.

한 명이나 커플도 신청할 수 있으니 한 조에 최대 3명이다. 프로 선수도 재량으로 참가할 수 있는 날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인기 선수는 열흘 모두 나올 수도 있다. 프로 경기는 24일부터 나흘간 100명이 예선 컷 없이 경기한다. 프로암 수익도 상금액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총상금은 4억엔 이상으로 예상된다. 우승 상금은 8천만엔으로 간사이오픈 총상금과 같다.

패션 통신 판매 브랜드인 조조(ZOZO) 창업자 마에자와는 괴짜 골프광이다. 지난 2019년부터 일본 치바현에서 조조챔피언십을 6년간 개최했다. 첫해 975만 달러 총상금에 타이거 우즈가 출전해 PGA투어 82승을 달성하면서 큰 홍보효과를 얻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 번 미국에서 열렸으나 2021년부터 일본으로 복귀했다.

PGA투어를 일본에 처음 도입한 마에자와가 타이 보타우 당시 PGA투어 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상금도 1천만 달러를 넘겼으나 지난해부터는 가을시리즈가 되면서 상금도 줄었다. 마쓰야마 히데키가 우승하는 등 다양한 스토리를 남겼고 많은 일본 팬들에게 세계 최고 투어를 현장에서 경험하게 했지만 마에자와가 조조의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6년 개최를 마치고는 계약 만료로 올해로 대회가 종료됐다.

당시 대회를 성사시켰던 이승호(크리스 리) PGA투어 아시아 대표는 “당시 조조는 한국의 무신사와 비슷한 신흥 패션 기업었다”면서 “마에자와 대표가 골프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찾아가서 대회를 성사시켰다”고 모 언론 인터뷰에서 회고한 바 있다. 당시 마에자와는 10년 구력에 핸디캡을 5의 골프광이자 모험을 즐기는 야심찬 사업가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론 머스크가 만든 미국의 민간 우주사업체 스페이스X가 만든 로켓을 타고 달 여행을 떠날 최초의 민간인이자 아시아인으로 토픽에 소개되기도 했다. 1975년 11월 치바에서 태어난 미야자와는 고교 시절 하드코어 록밴드 활동에 대학을 포기하고 음악 공부를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귀국한 뒤로는 미국서 수집한 음반을 우편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5년 뒤인 2000년 수입 음반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우편 판매업체 스타트투데이를 설립했다. 그 사업을 온라인으로 확장해 2004년엔 의류 상거래 업체인 조조타운을 설립했다. 일본 최초로 주 30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일본의 일론 머스크’로 불린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스타트투데이는 2017년 시가총액 1조 엔을 돌파했다. 당시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서 마에자와의 자산 규모를 30억 달러(3조3705억원)로 집계해 일본의 18번째 부자로 평가한 바 있다.


올해 6월에 열린 한일 공동 주관 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 우승자는 일본의 오기소 다카시 [사진=KPGA]

한편 JGTO는 내년에 마에자와컵 외에도 리샤르·밀 자선페어 매치&토너먼트, ISPS한다 여름의 결전, ISPS한다 가을의 결전까지 4개 대회를 신설했다. 반면 유럽의 DP월드투어와 공동 주관하던 ISPS한다챔피언십, 포더플레이어스, 나가시마시게오 세가사미컵, 요코하마미나토챔피언십의 4개가 중단되어 대회 수는 올해와 같이 24개를 개최한다.

6월12일부터 나흘간 코리안투어와의 공동 주관인 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이 더해븐컨트리클럽에서 13억원 규모로 개최되고 9월11일부터는 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까지 3개 투어 공동 주관하는 신한동해오픈이 열리는 일정도 포함됐다. 전체 규모는 4억엔 대회에 더해 5천만 엔 대회가 2개가 되면서 총상금 33억엔으로 5천만 엔이 증가되는 데 그쳤다.


남화영 기자 nhy6294@gmail.com